음원스트리밍 플랫폼서 책 읽는다고?…KT, 밀리의서재 인수 '승부수'
KT의 자회사 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 지분을 인수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 인수로 오디오북, 오디오 예능 등 '인공지능(AI) 오디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464억 원을 투자해 밀리의 서재 지분 38.6%를 인수하고 밀리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음원 시장을 제외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2030년 87조46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도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규모가 2027년 연평균 24.4%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니뮤직에서 책을 읽는다

모바일에서만 주로 재생되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현재 웨어러블 기기나 자동차(커넥티드카)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니뮤직 또한 AI 스피커 기가지니, 갤럭시워치, 애플워치, GV80 커넥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AI 오디오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음원 서비스와 오디오북, 오디오 예능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AI와 결합하겠다는 얘기다. 밀리의 서재 인수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지니뮤직을 통해 어디서나 오디오북 콘텐츠를 들을 수 있는 고객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밀리의 서재는 2017년 10월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5월 기준 누적 구독자 350만명, 전자책 10만권을 보유한 국내 1위 전자책 구독형 서비스 플랫폼이다. 3000여 권의 오디오북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한 전자책을 활용해 매월 1000여 권 이상의 오디오북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전자책 및 오디오북 시장의 확대와 함께 밀리의 서재도 급성장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2020년 매출 19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5% 증가했고 내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와 '밀리의 서재'를 결합한 번들형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음원스트리밍 플랫폼서 책 읽는다고?…KT, 밀리의서재 인수 '승부수'

KT "밀리의 서재와 시너지...흥행 가능성 높은 IP 확보"

이번 지니뮤직의 밀리의서재 지분 인수를 통해 KT그룹이 밀리의 서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는 KT는 국내 최고 스토리 IP(지식재산권)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를 통해 콘텐츠 흥행 가능성이 높은 IP확보가 가능해지게 됐다.

밀리의 서재는 국내 최다 전자책과 독자 성향 분석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성별, 연령별, 장르별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콘텐츠 제작 시 성공 가능성을 분석하고 제휴 출판사의 원작자와 협의해 빠르게 IP를 계약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밀리의 서재를 통해 IP를 제공받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며 제작된 영상 콘텐츠는 올레tv,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등을 통해 서비스 된다. KT 관계자는 "KT그룹의 미디어 밸류체인의 시작을 밀리의 서재가 담당하게 되며 이를 통해 KT그룹 미디어 분야의 가치가 재평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밀리의 서재를 통해 서비스되는 도서들도 KT그룹 콘텐츠 생태계 속에서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영상 콘텐츠 등 2차 저작물로의 확장이 유리해진다. 2차 저작물을 접한 이용자가 책을 찾아보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할 수 있다.

KT의 AI 기술은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 제작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등록된 성우뿐만 아니라 가족, 유명 가수, 캐릭터 등 다양한 목소리로 오디오북 제작이 가능하며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 할 수 있다.

조훈 지니뮤직 대표는 "저성장 국면의 음원 스트리밍 시장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하게 됐다"며 "앞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창의적인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고 커넥티드 영역까지 서비스를 넓혀 청각 점유율을 높이고 지니뮤직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