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대표 인터뷰①
사진=김기남 기자

사진=김기남 기자

키메릭항원수용체-자연살해세포(CAR-NK)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적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펨토바이오메드는 전달체(벡터) 없이 CAR-NK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대한 미국 특허를 내달 출원할 계획이다. 특허 범위를 더욱 넓고 촘촘하게 보장받기 위한 다양한 개념검증(POC)을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만난 이상현 펨토바이오메드 대표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CAR-NK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CAR-NK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펨토바이오메드는 2011년 설립한 생명공학 전문기업이다. 설립자인 이상현 대표는 포스텍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시건대 앤아버 캠퍼스에서 나노 공학 기반의 세포 역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바이럴 벡터 대체할 '셀샷'
펨토바이오메드는 체외에서 벡터 없이 목표 세포 내로 유전물질 단백질 나노입자 등 고분자 물질을 주입하기 위한 기술 '셀샷'을 개발해왔다. '셀샷'은 벡터를 사용하지 않는 약물전달 기술이다.

기존에는 세포 내에 약물 등을 전달하기 위해 바이러스 전달체(바이럴벡터)를 주로 활용했다.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능력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벡터인 바이러스 자체의 독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올 들어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는 유전자치료제도 벡터로 인한 부작용이 문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의 'BMN307' 임상 1·2상에 대해 중단 결정을 내렸다. 전임상 마우스 연구에서 최고 투여량 그룹 7마리 중 6마리의 간에서 종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벡터로 사용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의 일부가 염색체에 삽입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미국 블루버드바이오의 희귀신경계 질환 유전자치료제 '엘리셀(ELI-CELL)' 임상 3상도 중단됐다. 투여 환자에게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사례가 발생해서다. 회사는 이번 부작용의 원인으로 벡터로 사용한 렌티 바이러스를 지목했다.

바이럴 벡터는 고유의 특성에 의해 전달할 수 있는 물질도 한정되고, 각 세포에 일정한 양이 주입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상현 대표는 “지금까지 수많은 신약이 바이럴 벡터를 활용해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만들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바이럴 벡터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하다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방식의 주입 방식을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셀샷은 영구적인 유전자조작을 목표하는 세포핵 주입 기술인 ‘CS-DNF’와 대량 처리가 가능한 세포질 내 주입 기술인 ‘CS-CCD’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개발된 기술은 세포핵에 직접 유전물질을 주입하는 CS-DNF다. 먼저 세포가 주입 장비 속 좁은 통로를 흘러가게 만든다. 세포가 지나가는 통로 중간에 유리로 만든 나노주사기를 배치하고 물질을 발사한다. 나노주사기가 각각의 대상 세포에 접촉해 물질을 집어넣는 기술이다. 회사는 여러 개의 나노주사기를 연결한 고속 자동주입기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미국 유럽 일본에 특허를 등록했다.
NK세포에 mRNA 주입해 CAR 발현 유도
펨토바이오메드는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상현 대표는 메신저리보핵산(mRNA)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필요성을 느꼈다.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단기간 내에 상용화되면서 안전성 및 효능을 입증했다. mRNA는 그동안 물질을 확보하기조차 어려웠지만 수많은 기업과 기관이 mRNA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여러 물질 중 mRNA에 주목하는 이유는 세포가 특정한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혁신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세포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다양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이다. 세포핵 내 디옥시리보핵산(DNA)에 단백질 생성을 위해 필요한 설계도가 들어 있다. DNA로 구성된 유전체(Genome)가 생명체에 대한 전체 설계도라면 mRNA는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복사한 요약본에 비유할 수 있다.

세포핵 내 염색체로 유전물질(DNA, mRNA)을 전달해 항원이나 치료 단백질은 만드는 것이 유전자치료제의 기전이다. DNA는 전체 유전정보에 편집되어 들어가는 만큼 원하는 단백질 발현이 일어날 확률은 낮다. 따라서 원하는 단백질이 발현된 세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을 배양해야 한다. 목표한 단백질이 발현된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mRNA는 특정 단백질 발현에 필요한 정보만 가지고 있으므로 제조 공정에서 많은 부분을 생략할 수 있다. 세포질 내 세포 소기관인 리보좀은 mRNA와 결합했을 때 특정 단백질을 생성한다.

이상현 대표는 “mRNA는 목표하는 단백질을 생성하기 위해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mRNA를 주입할 대상은 NK세포로 정했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파괴하는 선천면역세포다.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받은 NK세포를 활용하기가 T세포보다 수월해 차세대 면역세포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승인받은 NK세포치료제는 없다.

다만 NK세포는 항원을 특정하는 기능이 후천면역세포인 T세포보다 약하다. 때문에 특정 세포에서 강력한 효력을 발휘하는 CAR-NK 개발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펨토바이오메드는 mRNA를 주입해 NK세포에서 CAR가 발현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mRNA를 NK세포 내로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바이럴 벡터가 아닌 셀샷 기술이다.

CAR는 암 표면의 항원을 인식하는 수용체다. NK세포에 CAR가 발현되면 암을 더욱 잘 인식하므로 항암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세포의 특성상 T세포와 달리 NK세포는 CAR를 발현시키기 어렵다. 승인받은 CAR-T 치료제는 대부분 바이럴 벡터로 T세포에 CAR를 발현시킨다. 하지만 NK세포를 대상으로 바이럴벡터 방식의 유전자 발현 방식은 효율이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NK세포에 CAR를 발현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매개하지 않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생산 효율성 증폭 및 특허장벽 회피 기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를 매개로 사용하지 않고 세포에 유전물질을 주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배양배지 상태에서 세포의 양을 늘린다. 배양된 세포는 일종의 세척 과정을 거친 후 완충액(버퍼)을 사용해 주입하려는 물질과 섞는다. 섞인 물질을 전용 장비에 넣어 전기천공을 가하면 세포에 물질이 주입된다.

세척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배양배지에 핵산을 파괴하는 효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RNA를 파괴하는 효소인 리보뉴클레아제(RNAse)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버퍼 또한 고가다. 버퍼 자체에 대한 지적재산권도 기술 장벽으로 작용한다.

펨토바이오메드의 글로벌 경쟁사 중 맥사이트(Maxyte)는 mRNA를 세포에 주입하는 기술에 있어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이다. 맥사이트는 고유한 장비와 버퍼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펨토바이오메드는 mRNA를 세포에 주입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연구했다. 나노주사기 방식은 주입이 가능하지만 효율이 매우 낮았다. mRNA는 세포에 주입한 이후에 다시 세포를 배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높은 효율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00만배 이상 높은 처리량으로 mRNA를 대상 세포에 주입하는 CS-CCD를 개발했다.

CS-CCD 플랫폼의 핵심은 세포와 물질이 물리적으로 섞이지 않는 상태에서 전기천공을 가해 주입하는 기술이다. 세포와 물질이 섞이지 않으니 배양배지 상태의 세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세척 과정도 불필요하고 버퍼도 사용하지 않는다. 버퍼에 대한 특허를 회피하고 생산 효율성도 높인 것이다.

(2부에 계속)

성남=박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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