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PC방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PC방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5일 "청소년의 심야 게임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환영한다"며 자율적 청소년 보호 노력을 약속했다.

72개 게임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셧다운제 폐지가 공식 발표된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내의 대표적 '갈라파고스 규제'인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관련 법안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그동안 실효 부족, 청소년 권리 침해, 산업 경쟁력 약화 등 수많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옥좨왔다"면서 "업계는 앞으로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 등을 널리 알리고 선제적으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 나가겠다. 문화와 산업의 영역에서 게임을 바로 알리고 게임 인식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개발자 인력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 신작 부재 등 업계 분위기가 계속 안 좋았다"면서 "이달 초에도 중국에서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규정해 난감했지만 이번에 우리 정부가 셧다운제를 폐지해 모처럼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적으로 규제가 다소 완화됐고 업계에 굵직한 신작 소식이 많은 만큼 하반기부터 다시 달려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 폐지 여부에 중점을 두기보다 다양한 분야 의견을 수렴한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 이를 통해 게임 산업이 실질적으로 발전하고 게임에 대한 인식 또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로고 [사진=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한국게임산업협회 로고 [사진=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교육부, 문체부, 여가부) 합동으로 마련한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청소년의 게임 이용환경 변화를 반영해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자율적 방식의 '게임시간 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로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제도를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심야시간(오전0~6시) PC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게 한 법안이다. 여가부가 주무부처로 청소년보호법 제26조를 근거로 2011년 시행됐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도입·운용 과정부터 논란이 됐다. 문체부에서 마련한 '선택적 셧다운제'와의 중복 규제 문제와 함께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이란 본래 취지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게임의 주류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상황에서 제도가 시대적 상황과 맞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는 강제적 셧다운제의 단점을 인정하고 청소년의 자기결정권 및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채택했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 시, 원하는 시간대로 게임 이용시간 설정 가능한 법안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청소년에게 게임은 주요한 여가생활이자 사회와 소통하는 매개체다. 게임 과몰입 예방제도가 청소년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그리고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청소년들이 게임을 건강하고 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