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 6월 독일 튀빙겐대와 AI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튀빙겐대 피터 그라트볼 공동 총장(PC 화면), 네이버의 오성준 AI랩 테크리더(왼쪽부터), 채선주 CCO, 정석근 클로바 CIC 대표, 하정우 AI랩 소장.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지난 6월 독일 튀빙겐대와 AI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튀빙겐대 피터 그라트볼 공동 총장(PC 화면), 네이버의 오성준 AI랩 테크리더(왼쪽부터), 채선주 CCO, 정석근 클로바 CIC 대표, 하정우 AI랩 소장. 네이버 제공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간 인공지능(AI) 연구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글로벌 AI 관련 학회에서 양사 모두 좋은 성과를 올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외 대학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AI 연구 역량을 키우고 있다.

국제 학회에서 논문 발표

네이버는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인식 학술대회(CVPR), 전산언어학회(ACL), 미국인공지능학회(AAAI) 등 세계적인 AI 학회에서 올해 총 51건의 정규 논문이 채택됐다고 최근 밝혔다. 상반기에만 논문 43건이 채택됐다. 네이버가 작년 한 해 동안 발표한 논문 건수를 올해는 반년 만에 달성했다.

논문 분야는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딥러닝, 음성기술 등으로 다양하다. 음성 분야의 최고 학회로 꼽히는 신호처리국제학술대회(ICASSP)에서는 9개의 논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올렸다. 오는 10월 열리는 국제컴퓨터비전학회(ICCV)에선 논문 8개 발표가 확정됐다.

네이버는 학회에 채택된 논문 중 40% 이상을 자사 서비스에 다양하게 적용했다. ICASSP에서 발표한 ‘화자인식 기술 연구’ 결과는 음성인식 서비스인 ‘클로바 노트’의 참석자별 발화 인식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했다.

CVPR에서 발표한 이미지인식 모델 ‘렉스넷(RexNet)’은 인터넷 음란물을 검색하는 서비스인 ‘엑스아이(X-eye) 2.0’의 핵심 기술이다. 클로바 더빙·포캐스트·케어콜 등 다른 서비스와 솔루션에도 최근 AI 연구 결과를 접목했다.

네이버의 최근 AI 성과는 국내외 연구기관과 산학협력을 이어온 결과다. 네이버는 연세대, 고려대, GIST(광주과학기술원) 등과 AI 연구를 협업해왔다. 해외에서는 베트남 하노이과학기술대(HUST)와 공동연구센터를 세웠다. 최근에는 독일 튀빙겐대와 ‘신뢰 가능한 AI’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대학과 협업 강화

카카오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들어 이달까지 세계 AI 학회에서 16건의 논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작년 1년 동안 총 13건의 논문이 채택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달 열린 자연어처리 분야 학회인 ‘자연어처리 국제공동 콘퍼런스(ACL-IJCNLP)’에서도 AI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국제머신러닝학회(ICML)에 논문 한 건을 올렸다. 6월에는 ICASSP에서 논문 한 건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AI 관련 경진 대회에서도 성과를 냈다. CVPR의 ‘신경 아키텍처 검색’ 대회에 참가해 3위에 올랐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연구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인재 육성과 다양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 AI 인재들과 공동 연구, 협업을 진행하는 ‘리서치 멤버십’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학계와 공동 연구도 강화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3월부터 KAIST와 머신러닝 및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AI 기반 조합 최적화를 주제로 공동 연구에 나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음성처리팀은 작년 9월부터 서울대와 ‘음성합성 언어처리부 및 음성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주제로 협력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