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수도 있다는 해외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다양한 상황과 복잡한 요인들이 얽혀 있어 성급한 비교 결론 도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도리어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좋아질 수 있다는 내용을 보탰다.

FT가 보도한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접종 4개월 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해당 백신이 코로나에 감염을 지속적으로 예방해주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더 빨리 효과가 줄었다는 게 이 매체의 보도 내용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진은 지난 5월 영국에서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된 이후 백신 효능이 떨어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화이자 백신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번째 접종 이후 4~5개월이 지나자 예방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효능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거의 같은 것으로 분석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토마스 행케 백신 면역학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더 오래 붙어 면역 반응을 촉진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더 오래 지속된다"고 추정했다.

미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결을 같이 한다.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 병원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의 경우 지난 2월부터 7월 사이 감염 방지율은 91%에서 76%로, 화이자의 경우 89%에서 42%로 감소했다.

델타 변이에 초점을 맞춘 카타르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시 감염을 멈추는 데 60%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모더나는 86%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지속성에 있어 화이자 백신이 취약하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지난 5월 영국의 공중보건연구팀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면 델타 변이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하는데 88%의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캐나다와 스코틀랜드의 연구는 효능이 각각 87%와 79%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지난 6월과 7월 화이자 백신이 코로나 감염 예방에 41%만 효과적이었다는 이스라엘 연구진의 연구 결과와 더 일치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는 화이자의 효능이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첫 번째 연구다.

화이자는 한동안 세 번째 주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번째 투약 이후 8개월에서 10개월이 지난 시점을 지목했다. 이에 여러 국가들의 규제기관에 추가 부스터샷 승인을 신청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확정적 결론 도출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로 다른 연구들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의 머지 세빅 감염병학 연구원은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 추이와 행동 변화 등 복잡한 요인들로 인해 이러한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