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 기업 일루미나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유럽연합(EU)의 반독점 관련 규제 검토가 진행 중임에도, 액체생검 기업 그레일을 인수를 완료했다. 이번 인수로 그레일은 일루미나의 전액 출자 자회사가 됐다.

이 소식에 일루미나의 주가는 나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2.4% 하락한 510.61달러, 19일 7.88% 급락한 470.36달러로 떨어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루미나는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80억달러(약 9조400억원) 규모의 그레일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일루미나는 “조기 암 진단 검사 업체를 별도의 회사로 보유하고, 유럽 규제 기관이 이번 거래를 검토하는 동안 별도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일루미나의 최고경영자(CEO)인 프란시스 데소우자는 “우리는 이 거래가 규제 절차를 통과하도록 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느꼈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회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유럽 집행위원회의 검토 과정을 존중한다”며 “회사를 인수하고 별도로 유지함으로써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일루미나는 액체생검 기업인 그레일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레일은 2016년 일루미나의 액체생검 사업부가 분사해 창업한 회사다. 일루미나는 그레일 출범 초기부터 이 회사 지분 15%를 보유해왔다. 지난해 나머지 지분 매수를 공식 발표했다.

FTC는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를 막는 내용의 반독점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FTC는 일루미나가 그레일을 인수하면 미국 다중암조기검사(MCED) 시장의 혁신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MCED 검사 품질이 떨어지고 환자들의 검사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고도 판단했다.

일루미나의 법률 고문인 찰스 대즈웰은 “우리는 미국과 EU의 법적 절차를 존중하지만, 모든 회사는 공정하며 예측 가능한 절차를 받을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루미나 측은 “미국에서 그레일을 인수하는 데 법적 장애물은 없다”면서도 “진행 중인 FTC 행정 절차를 통해 일할 것이며 어떤 결과에 도달하든 준수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 위원회가 합병을 검토할 관할권이 없다고도 했다. EU의 일반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루미나 관계자는 “그레일은 현재 미국에서 암 혈액 검사인 ‘Galleri’를 950달러에 판매하고 있지만, 유럽에서 이 검사를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U 일반 법원은 연말 이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