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2030 비전' 제시

7년 만에 CMO 세계 1위 올라
'슈퍼플랜트' 4공장 내년 가동 시작
단일공장 생산능력 최대 기록 깨

송도 제2바이오 캠퍼스 조성
글로벌 초일류 바이오 기업 도약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존림

삼성그룹이 바이오산업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꼽은 건 2008년이었다. 하지만 바이오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야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3년 뒤인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범하고, 인천 송도에 1공장 건설을 위해 첫 삽을 떴을 때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은 여전했다. “아무리 삼성이라 해도 바이오 분야에선 ‘초짜’ 아니냐”, “미국 화이자나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십 년 동안 쌓은 장벽이 쉽게 뚫리겠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이렇게 출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 동안 이 회사가 어떤 길을 걸었는지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삼성 DNA’로 무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로 올라서는 데는 8년이면 충분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지난 4월 창립 기념 행사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일류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새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CMO 사업은 현재의 입지를 강화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은 활동 거점을 미국에서 유럽, 중국 등 해외 주요 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생명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Driven. For Life)’이라는 새로운 미션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 모두 ‘인류의 더 나은 내일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년간 3개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지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속도전이었다. 3만L 규모 1공장에 이어 2공장(15만4000L)과 3공장(18만L)을 연달아 지었다. 2018년 전체 생산능력 36만4000L를 확보하며 단숨에 글로벌 1위 CMO 업체로 우뚝 섰다.

작년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세계 CMO 생산능력의 4분의 1에 달한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9만L·20%)과 스위스 론자(25만L·17%)를 압도하는 규모다. 작년 11월 착공한 25만6000L 규모 4공장은 내년 ‘부분 가동’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완전 가동’에 들어간다. 1~3공장 전체 생산능력의 70%를 웃도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슈퍼 플랜트’다. 18만L 규모 3공장을 지으며 세웠던 ‘단일 공장 기준 최대’ 기록을 스스로 넘어섰다.

4공장이 끝이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제2바이오 캠퍼스를 이른 시일 내에 조성해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과 연구소 설립 등을 추진해 세계 최대 CMO로서의 입지와 차세대 핵심 기술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올해 150억달러인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규모는 연평균 14%씩 고성장을 거듭해 2025년 25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강점을 증명할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로부터 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 계약을 따냈다. 3분기 내에 수억 회 분량의 모더나 백신 상업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설비를 추가해 mRNA 백신 원료 생산부터 완제 의약품 서비스까지 일괄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는 작년 5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 효율을 높이는 프로세스 혁신에 힘입어 일라이릴리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과 일라이릴리 치료제 위탁생산을 통해 글로벌 CMO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에 이어 CDO까지 석권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과 제조 과정을 대행하는 CMO·CDO 시장을 장악해 글로벌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CDO는 자체적으로 세포주를 만들 여력이 안 되는 중소 제약사에 세포주를 공급하고 의약품 생산 공정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사업이다.

세포주는 몸 밖에서 원하는 항체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세포주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제약사는 머크, 론자 등 글로벌 기업의 세포주를 구입해 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를 지난해 선보였다. 에스초이스 세포 발현량이 업계 평균보다 두 배가량 높은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63건을 수주했다. 이 중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IND) 3건도 포함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연구개발(R&D) 센터를 열었고, 유럽과 중국 등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항체 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 포트폴리오를 mRNA와 세포 유전자 치료제 등으로 넓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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