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범세 기자
사진=서범세 기자
디지털 헬스 기술 플랫폼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라이프시맨틱스를 최근 방문했다. 서울 강남구 라이프시맨틱스 본사에서 송승재 대표를 만나 회사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들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올 상반기에 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1억원이었다. 지난 3월 코스닥시장 상장 당시 라이프시맨틱스는 내년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이 목표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고 송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다수의 B2B(기업간거래) 플랫폼 계약을 논의하고 있으며, 연내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디지털 치료제 출시 및 비대면진료 매출이 확대되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라이프시맨틱스는 송 대표의 말대로 강원테크노파크와 2억5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강원테크노파크는 라이프시맨틱스의 '라이프레코드'를 기반으로 전자처방전 시스템 고도화 및 개방형 헬스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송승재 대표는 성균관대 컴퓨터공학 석사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의료정보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소비자의 의사 결정을 돕는 의료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2년 라이프시맨틱스를 설립했다.

라이프시맨틱스가 추진 중인 사업영역은 크게 세 가지다.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 플랫폼인 라이프레코드, 비대면진료 서비스인 '닥터콜' 등 디지털헬스 서비스, 디지털치료제다.

올 2분기 매출에서 라이프레코드 관련 비중이 70%가 넘는다. 하반기에는 닥터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겠지만, 라이프레코드 비중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프레코드는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응용프로그램 개발 도구(API)다. 라이프시맨틱스의 고객사는 디지털헬스 관련 서비스 혹은 업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라이프레코드를 활용한다.
송승재 대표는 “최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개인건강 정보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 및 업무 환경을 만들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라이프레코드는 헬스케어 분야 서비스의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개인 건강정보 관리·활용에 특화된 개발 플랫폼

클라우드는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를 인터넷이 연결된 중앙 서버에 보관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어디서든 보관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이아스(IaaS·Infra as a Service)와 파스(Paas·Platform as a Service)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이아스는 여러 기업들에게 단순히 서버 등 저장 공간을 대여하는 서비스다.

사용자 및 사용량(트래픽)이 많은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서버를 운용한다. 하지만 트래픽이 적은 기업들은 데이터 저장 및 관리를 대행해주는 아이아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다.

파스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 및 환경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개발에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한다. 라이프시맨틱스의 라이프레코드도 파스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종이다.

대표적인 파스는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다. 하지만 아마존 클라우드의 파스 서비스는 범용으로 만들어져 디지털헬스 분야와 관련해서는 기술 및 보안체계가 미흡할 수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라이프레코드는 파스 서비스인 동시에 디지털헬스 분야에 특화된 기술 플랫폼이다. 개인 건강기록을 저장하고 분석 및 활용하기 위한 정보관리 기술과 보안환경을 제공한다. 고객사들은 라이프레코드를 활용해 개인의 건강기록을 활용하는 새로운 서비스 혹은 업무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다.

송승재 대표가 강조하는 라이프레코드의 강점은 보안과 관련된 기술이다. 라이프레코드는 개인정보보호법 생명윤리법 신용정보법 주민등록법 등 개인정보 관리와 관련된 법적인 문제에 대비한 기능을 제공한다. 주민등록번호, 유전체 자료, 진료기록, 생체 정보 등 건강과 관련된 개인 정보를 암호화해 안전하게 보호 및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송 대표는 “개인 정보 전송 및 관리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해 관련 법률의 존재 여부조차 모르는 기업이 많다”며 “라이프시맨틱스는 고객사가 개발한 서비스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도록 했다”고 전했다.

라이프레코드, 지속적 매출 발생 기대

건강 관련 정보들을 분석하고 활용하기 위한 고유의 수식(알고리즘)도 제공한다. 이 과정에 개인 건강기록의 생성 및 기록, 수집 및 연동, 인공지능(AI) 분석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

보험사는 라이프레코드에서 제공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들의 건강정보 데이터로 특정 질환에 대한 발병률을 예측할 수 있다. 라이프레코드를 활용해 스마트홈 시스템에 건강관리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거주자의 건강 정보를 입력해 식당과 헬스장 등 아파트의 공용(커뮤니티) 시설에서 식단 및 운동방법을 추천하는 식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앞으로 더욱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라이프레코드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2019년 하반기 한화생명보험과 계약하며 라이프레코드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 시작했다. 한화생명보험은 라이프레코드를 기반으로 통합 건강관리 앱(응용 프로그램)인 ‘헬로우’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바디프랜드와는 체중 관리 서비스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올 들어서도 5월에 KB손해보험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약 1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코맥스와 가정용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 및 운영에 대한 7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날 공개한 강원테크노파크와의 계약 외에도 다수와 라이프레코드 관련 계약을 논의 중이다. 연내 계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목표다.

라이프레코드 관련 계약이 성사되면 디지털헬스 서비스 개발 및 이와 관련한 상담(컨설팅) 비용도 발생한다. 서비스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도 사후 관리 및 상담 매출이 지속적으로 생긴다는 설명이다. 기능 고도화를 위한 추가 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라이프레코드 기반 디지털헬스 서비스 개발 이후에도,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라이프레코드를 통해 자체 개발한 비대면진료 서비스인 ‘닥터콜’과 보험설계사용 질병예측 프로그램인 ‘하이’ 등의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개발 중인 디지털치료제도 라이프레코드를 활용해 만든 소프트웨어형 의료기기다.

(2부로 이어집니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