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엣지 뉴스레터의 '테크 이슈 브리핑'은 최근 한 주 간의 주요 IT(정보기술)산업 이슈를 정리하고 향후 이벤트를 전망하는 코너입니다. 이번주는 테슬라의 AI 데이, 테크기업들의 M&A에 부정적인 영국 공정거래위원회(CMA) 소식을 담았습니다.

20일 테슬라 AI 데이 앞두고...美 교통당국, 자율주행 사고 조사 착수

테슬라가 19일 오후 5시(한국 시간 20일 오전 9시)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서 'AI(인공지능) 데이'를 개최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대표(CEO)와 테슬라에서 AI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안드레아 카르파티 테슬라 수석 디렉터 등이 참석합니다. 2019년 자율주행 데이, 2020년 배터리 데이에 이어 세번째 대형 이벤트인데요.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차량을 넘어 AI의 다음 단계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차량을 넘어서는 AI의 다음단계에 대해선 '로봇'이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실제 로봇 관련 학자들 다수가 이번 행사에 초대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에선 테슬라가 더욱 개선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연합뉴스
이 와중에 행사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도 16일(현지 시간) 전해졌는데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이라고 선전해온 '오토파일럿'(Autopilot) 시스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습니다. NHTSA는 2018년 이후 주행보조 기능을 사용하는 테슬라 자동차의 비상 대응 상황과 관련해 벌어진 11건의 사고 또는 화재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들 사고로 한 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총 17명입니다. NHTSA의 조사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 중에 5.7% 하락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엔비디아 가로막는 英 공정위

요즘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박하고 소비자 편익을 낮추고 있다'는 혐의로 미국 정부와 의회의 타깃이 된 페이스북이 대서양 건너 영국에서도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영국의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하는 경쟁시장청(CMA)이 "페이스북의 사진 검색 플랫폼 '기피(Giphy)' 인수가 시장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기피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수액은 4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페이스북 로고. 연합뉴스
페이스북 로고. 연합뉴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CMA는 다음달 6일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최종 보고서를 낼 계획입니다. CMA는 최종보고서를 통해 경쟁 저해라고 최종 판단하면 페이스북의 기피 인수를 무효로 할 수도 있습니다. 기피는 한국계 미국인 알렉스 정이 2013년 제이스 쿡과 공동 설립한 업체로 이미지 파일인 GIF 라이브러리를 보유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움짤'로 불리는 움직이는 사진 검색으로 유명합니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예비심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해가 해소될 수 있도록 CMA와 계속 협력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엔비디아도 CMA의 반대 때문에 영국 ARM 인수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근 CMA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영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막으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왜 테크기업들이 CMA의 결정에 좌지우지될까요. M&A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M&A가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경쟁당국(공정위)으로부터 의무적으로 합병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입니다. M&A를 통해 경쟁이 저하되고 소비자 편익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최근엔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 "재택근무하면 월급 깎겠다"

구글 경영진들은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을 그냥 두고 보기 싫은가봅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적용할 새로운 임금체계를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주요 내용은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겁니다. 예컨대 출퇴근에 왕복 2시간을 쓰는 직원이 재택근무를 선택할 경우 임금이 약 10% 삭감된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원보다 회사에 할애하는 시간이 적은 만큼 임금을 적게주겠다는 겁니다. 구글 대변인은 "임금 체계는 직원들의 거주 지역에 따라 결정된다"며 "직원이 근무하는 지역 물가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임금을 적게 받는 직원들이 반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무실 출근 직원과 재택근무 직원을 구분해 고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비슷한 내용의 임금 개편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동 콘텐츠 강자 '디즈니+' 11월 한국 상륙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가 11월 한국에 정식 출시됩니다. 한국 진출은 이미 예상된 사안이지만 정확한 시점이 공개됐습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13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디즈니+가 11월 한국, 홍콩, 대만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디즈니+는 디즈니,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츠가 포함된 영화·TV 프로그램 콘텐츠를 서비스합니다. 경쟁사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도 공급합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디즈니+가 구독자 수 성장과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 지역 내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뛰어난 스토리텔링, 우수한 창의성, 혁신적인 콘텐츠 제공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디즈니+의 한국 파트너사로는 LG유플러스가 유력합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협업에 성공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디즈니+와의 협력 또한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창국 LG유플러스 그룹장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디즈니+와의 제휴 상황과 관련 "긍정적으로 협상 중이며 LG유플러스는 디즈니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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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