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부진한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7일 증권가는 하반기 실적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관건이란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2분기 매출은 4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2% 감소한 1632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았다.

2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렉키로나 선(先) 생산, 원가율이 높고 판매가가 낮은 ‘램시마IV’ 생산 확대의 영향이란 분석이다. 최근 인플렉트라(램시마)가 미국 사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에트나 시그나 등의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되면서 램시마IV의 생산이 늘었다.

그러나 이들 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렉키로나 선생산에 따른 생산 비중 조정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부진한 2분기 실적을 이유로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35만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차별화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확보와 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대 등을 긍정적으로 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특히 렉키로나의 유럽 승인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렉키로나는 동물 효능 시험에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모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력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브라질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면서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렉키로나가 9~10월 유럽 승인을 받게 되면 유럽 내 국가에서 승인을 면제받는 국가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렉키로나의 국내 처방은 늘고 있다. 렉키로나 국내 누적 처방 환자는 지난 5일 기준 8610명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키로나의 적용 대상을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서 12세 이상 경증~중등증으로 변경 신청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렉키로나의 국내 처방이 크게 늘면서 각종 변이에 대한 효능 데이터가 더 많이 확보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렉키로나 외에 회사가 가진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허혜민 연구원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가 지난 6월부터 유럽 국가에 출시되면서 하반기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유플라이마에 이어 임상 3상을 개시한 5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들도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