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관절 수술…단일병원 5000건 시대
힘찬병원, 작년 도입 후
로봇 수술 건수 급증
80세 이상 환자 8% 늘어
절개 범위 최소화하고
뼈 구멍 뚫을 필요 없어
출혈 적고 회복도 빨라

출혈 적어 회복 빠른 로봇 수술
무릎 관절염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100세 시대’를 맞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상당수는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칠 때마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말기 관절염은 무릎이 심하게 휘기도 한다. 그렇다고 만사 제치고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는 없었다. 고령층의 특성상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 많은 데다 수술할 때 발생하는 출혈과 더딘 회복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었다.로봇 수술은 이런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했다. 수술할 때 출혈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고 회복도 상대적으로 빠르다. 이 덕분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선택하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목동힘찬병원의 경우 로봇 수술 시행 후 80세 이상 고령 환자의 수술 건수가 8%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 수술 도입 전 1년(2019년 7월~2020년 6월) 동안 80세 이상 환자의 수술 건수는 2795명이었는데 도입 후 1년(2020년 7월~2021년 6월) 동안 3013명으로 218명(7.8%) 증가했다.
로봇 수술이 출혈을 줄일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뼈에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다. 일반 수술은 다리 축을 맞추기 위해 뼈에 구멍을 뚫고 수술 기구를 삽입한다. 로봇 수술은 뼈에 구멍을 뚫지 않는 데다 수술 기구도 삽입하지 않는다. 대신 다리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다리 축의 정보를 얻어 더 정확한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마코 측의 설명이다. 수술 중 정상 뼈와 연부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출혈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출혈이 많으면 몸의 면역 균형이 깨지고 여러 부작용과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로봇으로 추가 수혈을 줄여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인공관절 수술은 재수술이 어려운 만큼 한 치의 오차도 줄여야 하는데 로봇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술 결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들 간 수술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힘찬병원은 자체 관절의학연구소를 통해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 비교 조사 등의 연구 업무를 수행해 발표하고 있다.
더 높은 정확도로 더 바르게 교정

힘찬병원은 9월 중 로봇 부분치환술도 도입해 수술 로봇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분치환술은 자기 관절을 보존해 주는 수술로 절개가 작고, 출혈이 적어 장점이 많지만 고난도의 수술 테크닉을 요해 보편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로봇을 활용해 부분치환술을 하면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 부위를 인공관절로 치환할 수 있기 때문에 통증도 사라지고, 수술 후 바로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코 로봇을 수입 판매하는 한국스트라이커의 심현우 대표는 “수술의 정확도가 향상되고 출혈량이 줄어들면 당연히 환자 부담도 감소한다”며 “힘찬병원의 1년간 5000례 수술은 해외 선진 병원과 견줘도 경이로운 기록이며, 향후 로봇 수술이 국내 병원에 확대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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