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개정안 소관 나누기 어려워…중복규제 방지조항으로 해결 가능"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규제를 총괄하는 주무 기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방통위는 온라인으로 기자들을 대상으로 구글 갑질 방지법의 도입 취지를 설명하면서 개정안을 분리해 규제 기관을 정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8일 밝혔다.

방통위는 개정안이 앱 마켓 생태계 구조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에 소관을 분리해 관리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앱은 개발→심사→(앱 마켓에) 등록 및 노출→거래→이용 등 5단계를 거쳐 유통된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50조 제1항의 제9∼13호는 앱 마켓 사업자의 금지행위를 다루는데, 방통위는 제9∼13호가 앱 생태계의 다섯 단계를 포괄해 다루기에 하나의 부처가 이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구글갑질방지법' 중복규제 우려에 방통위 "전문성 우선해야"

가령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막는 제9호는 거래 단계에, 다른 앱 마켓에 콘텐츠를 등록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다루는 제10호와 콘텐츠를 부당하게 삭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12호는 등록 및 노출 단계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콘텐츠 심사를 지연하는 행위를 다루는 제11호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다루는 제9호는 각각 심사와 거래 단계에 적용할 수 있다.

진성철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은 "개정안은 앱 마켓 사업자에게 시그널을 줘 사전에 불공정행위 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콘텐츠 사업자나 이용자 입장에서 개정안을 분리해 담당하면 불이익이 생겼을 경우 각 기관에 구제를 의뢰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인앱(In App) 결제 강제 도입을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은 지난달 20일 여당 단독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달 17일 열리는 결산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공정위는 구글 갑질 방지법이 공정거래법상 반경쟁·반차별 조항과 중복된다며 중복 규제를 주장했고, 이에 대해 방통위는 기술적 전문성을 갖춘 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방통위는 중복 규제 문제가 생기더라도 향후 집행 과정에서 부처 간 합의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 과장은 "현행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 간에도 일부 법령상 중복이 있지만,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에 중복규제 방지조항이 있다"며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산업 당국이 우선 규제하고 이를 적용하지 못할 경우 공정위가 개입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달 3일 미국 앱공정성연대(CAF) 마크 뷰제 창립 임원(매치그룹 수석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민주당 과방위-CAF 정책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조 의원은 "온라인 앱 생태계 상에서의 기술적·전문적인 규제는 어려운 규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온라인 생태계를 망칠 수 있다.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위주의 최소 규제 형태로 가는 것이 맞는 형태"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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