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콘텐츠社 이용료 갈등 지속

KT, CJ ENM과 업계 첫 협상
SKB "기존 틀에서 조율할 것"
LGU+ "별도 상품 아니다"

입장차 커…분쟁 장기화 예고
인터넷TV(IPTV) 사업을 운영하는 통신사들이 속속 서비스에 돌입한 ‘태블릿TV’를 두고 통신사들과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태블릿TV는 태블릿PC와 IPTV를 한 기기에 합친 이종결합상품이다. 별도 셋톱박스 없이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실시간 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 영화, 키즈콘텐츠 등 기존 IPTV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KT, 태블릿TV 콘텐츠료 협상 나서
통신사-CJ '콘텐츠료 갈등' 태블릿TV로 확전

4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말부터 CJ ENM과 태블릿TV 콘텐츠 이용료 정산 협의에 나섰다. 태블릿TV 콘텐츠 사용료를 별도로 정산하지는 않고, IPTV 콘텐츠 사용료에 얹어 주는 식으로 지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가 산정 기준과 구체적인 금액 등을 IPTV 콘텐츠 이용료와 아울러 협상하는 식이다. 양사가 합의에 이르면 신규 미디어 기기인 태블릿TV에 대해 통신사와 콘텐츠기업 간 처음으로 콘텐츠 대가 산정이 이뤄지게 된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각각 지난 5월과 7월 태블릿TV 사업에 연이어 진출했다. 미디어 소비 추세가 개인화하면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작은 TV’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5월 삼성전자 갤럭시탭 A7 모델에 KT IPTV 플랫폼을 탑재한 ‘올레tv 탭’을 출시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28일 레노버 태블릿PC에 Btv 서비스를 더한 ‘Btv 에어’를 선보였다. 2018년 말 레노버 태블릿PC 기반 ‘U+tv 프리’를 내놓은 LG유플러스까지 합치면 IPTV 3사 모두가 태블릿TV 사업을 갖춘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한국레노버와 U+tv 프리 사업 활성화 업무협약을 새로 맺고 사업 강화에 나섰다.
신산업 콘텐츠 분쟁 장기화하나
올 들어 활성화한 태블릿TV 시장을 두고 통신사와 콘텐츠기업은 평행선을 달려왔다. 각 통신사는 유선 인터넷 회선과 함께 IPTV를 서비스한다. 태블릿TV 단말을 인터넷 회선과 결합해 일정 기간 약정 할인을 받고 IPTV 월 이용료를 내는 방식이 흔하다. 이때 태블릿TV에 내장된 IPTV 서비스는 일반 가정용과 별도로 가입자를 산정한다.

통신사들은 “태블릿TV는 IPTV의 연장선 서비스”라는 이유로 별도 사용료 협상이 필요치 않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CJ ENM은 태블릿TV가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서비스 형식이라고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태블릿TV에 대해 IPTV 단말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콘텐츠 사용료에 대해선 “CP가 별도의 시청기기에 콘텐츠 사용료를 요구할 경우 당사자 간 협상에 따라 풀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내놨다.

태블릿TV 콘텐츠 사용료 분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새로운 기기를 두고 IPTV업계 내에서도 기업 간 입장차가 커서다. KT는 태블릿TV 출시 이전부터 CJ ENM과 콘텐츠 이용료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는 CP와 협상 가능성은 있다는 원론적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별도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KT와 CJ ENM 간 협의가 이뤄져도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가 태블릿TV 콘텐츠 이용료를 완전히 다른 항목으로 별도 정산하는 방식에는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CP 관계자는 “태블릿TV가 아직까지는 틈새시장이지만, 여러 단말로 콘텐츠를 즐기는 ‘N스크린’ 트렌드에 따라 가입자가 늘어나면 CJ ENM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두고 한 것처럼 CP사들이 완전히 별도 정산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사용료 분쟁이 또다시 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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