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질환 신약 개발 회사 티움바이오가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 SK플라즈마 지분 8%를 취득한다. 티움바이오의 혈우병 치료제 기술이전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티움바이오는 SK플라즈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8%를 취득한다고 28일 발표했다. 투자금액은 300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엔 SK디스커버리와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참여한다. 각각 500억원, 300억원을 투자한다. SK디스커버리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케미칼 등의 제약·바이오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SK케미칼에서 분할된 회사다. 국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혈액제제 제품을 생산한다. 경북 안동공장에 60만L 혈액제제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SK플라즈마는 유상증자와 함께 개발전문사업(NRDO)에 진출한다. 후보물질을 처음부터 발굴하는 대신 외부에서 도입한 물질의 임상을 맡아 사업화에 나서는 것이다.

업계에선 SK플라즈마의 ‘1호 도입’ 물질이 티움바이오의 혈우병 치료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티움바이오는 해당 혈우병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1상을 하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해 지혈이 안 되거나 오래 걸리는 출혈성 질환이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SK케미칼 재직 시절 국내 1호 바이오 신약 앱스틸라(혈우병 치료제)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앱스틸라는 2009년 세계 최대 혈액제제 회사인 호주 CSL베링에 기술수출했다. SK플라즈마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앱스틸라의 한국 판권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케미칼 혁신연구개발(R&D) 센터장을 지낸 김 대표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돼 있다”며 “추후 광범위한 공동 연구와 후보물질 이전, 지분 교환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플라즈마는 내년께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3700억원으로 평가됐다. 티움바이오의 혈우병 치료제가 신규 신약후보물질로 편입될 경우 회사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