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발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도 '뜨거운 감자'

국내기업 '역차별' 논란 불거져
"심사숙고 후에 처리해야" 주장 나와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윤관석 위원장 및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16일 국회에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관련한 당정협의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윤관석 위원장 및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16일 국회에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관련한 당정협의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한국 정치권의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정부, 국회 모두 플랫폼 규제에 관한 입법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현재 논의되는 법안만 수십 개에 달합니다. 코로나19 등으로 플랫폼 기업들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하고 여론이 “이러다 플랫폼 기업들에게 모두가 종속되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들입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안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게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입니다. 소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라고 불리는 법안입니다. 법안은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계약서 작성 및 교부, 사전통지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자가 입점업체의 비용이나 손해를 떠넘기거나 다른 플랫폼에 입점을 방해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하면 과징금을 물리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IT업계에선 “해당 법률은 모든 플랫폼 기업들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사실상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갑질’을 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들은 몇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법안은 현재 국회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논란이 뜨거운 또다른 법안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입니다. 전자상거래법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개념을 도입해 플랫폼 사업자가 규제 당국에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플랫폼 입점 업체가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시 플랫폼 사업자도 책임을 지는 등 다수의 규제 내용이 법안에 포함돼 있습니다. IT업계는 “플랫폼의 개념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으므로 보다 구체적인 정의가 나와야 한다”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입니다.

이외에도 ‘플랫폼 수수료 갑질방지법’ ‘온라인플랫폼 상생협력법’ 등 무수한 규제 입법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규제 법안이 통과하면 플랫폼 사업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기통신사업법), 방송통신위원회(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 공정거래위원회(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중소벤처기업부(대·중소기업 상생법) 등 다수의 규제 당국의 감시아래 놓이게 됩니다. 하나의 사업 분야를 옥죄는 부처가 이렇게 다양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러한 규제 흐름이 나타난 것은 아무래도 플랫폼 기업들의 급격한 성장의 결과로 보입니다. 플랫폼 사업이 본래 독자생존의 구조를 갖고 있다보니 강자에게 많은 권력이 쏠리게 되곤 합니다. 규모가 클 수록 사람들이 더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죠. 독점 문제가 충분히 불거질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보니 여론이 두려움에 떨게 되고 정치권이 이에 반응한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플랫폼 사업이라는 것은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돼 가고 있고, 국내 사업자들을 옥죄는 법안들이 많아질 수록 글로벌 플랫폼들의 진입은 한결 수월해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신설되는 법안이 글로벌 플랫폼에게도 적용되겠지만 규제 법안들은 언제나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이슈를 낳고는 합니다. 이렇게 현실의 다양한 측면을 고민해보고 단순한 두려움에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킬 것이 아닌 숙고와 토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겁니다.

구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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