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콴텍 대표는 "최종 목표는 고객 개개인의 특성을 모두 녹여낸 맞춤형 AI투자 솔루션 개발"이라고 말한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최종 목표는 고객 개개인의 특성을 모두 녹여낸 맞춤형 AI투자 솔루션 개발"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AI)이 투자금을 굴려주는 ‘로보어드바이저(RA)’가 인기다. 사람 대신 AI 알고리즘이 금융 시장을 분석해 투자자의 자산을 운용해주는 서비스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 6월말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1조7584억원에 이른다. 2017년 말엔 42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배 이상으로 커졌다.

10여 개에 이르는 RA 서비스 기업 가운데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가 있다. 콴텍이다. RA의 경쟁력은 AI 알고리즘이 얼마나 우수하냐에 달려 있다. RA용 알고리즘은 코스콤이 운영하는 ‘RA 테스트베드센터’로부터 유효성·안정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180여 개 알고리즘이 심사를 통과했는데, 20일 기준 수익률이 높은 상위 1위부터 12위까지를 콴텍이 차지하고 있다. 1위인 ‘신한-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2호’는 연환산 수익률이 62.92%에 달한다. 일반 고객 대상 상품이 아닌 실험 운용 결과임을 감안해도 알고리즘 역량이 압도적이란 평가다.

콴텍은 2019년 12월 투자자문업 등록을 했고, 작년 7월부터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RA 투자 상품을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올 1월 고객 운용자산(AUM) 1000억원을 돌파했다. 콴텍 관계자는 “투자자문업 등록 이후 AUM 1000억원 돌파까지 걸린 기간은 RA 업계 최단 기록”이라고 말했다. 올 2월 DB금융투자와 함께 선보인 ‘DB 콴텍 주식형 1호 랩’의 수익률은 지난달 말 기준 28.5%에 이르렀다. 안정추구형으로 상품을 설계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7%)보다 크게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콴텍의 힘은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 ‘Q-Engine’의 정교함에 있다. Q-Engine은 종목 선택, 위험 관리, 실시간 자산배분, 감성 분석 등 7개 모듈별로 AI 분석을 실시해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린다. 종목 선택에서만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부채비율, 배당수익률, 현금유동성 등 300여 종의 재무 정보 분석을 거친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타사 RA 솔루션은 주로 펀드와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반해 콴텍의 AI는 개별주식 종목 선택과 배분까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위험 관리도 콴텍 솔루션의 장점이다. 시장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된 종목의 비중을 낮추고 그렇지 않은 종목 비중을 높이는 ‘리밸런싱’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콴텍의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투자사·금융사의 러브콜도 늘고 있다. 콴텍은 올 5월엔 신한캐피탈, 오르비텍 등으로부터 7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10억원을 넘었다. DB금융투자는 올해 들어서만 콴텍의 자문서비스 기반 금융 상품을 세 개 내놨다. KB증권, 교보증권, 하나은행, 흥국자산운용사 등도 콴텍과 손을 잡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성장 속도를 유지해 운용 자산 규모를 올해말 3000억원, 내년 1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엔 고객의 투자 성향까지 반영한 개인 맞춤형 RA 상품을 선보여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