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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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사진)가 인도네시아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해외 국가 가운데 첫 번째 허가다.

셀트리온은 인도네시아 식품의약품안전처(BPOM)가 지난 17일 렉키로나를 긴급사용승인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렉키로나가 한국 이외 지역에서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처방 범위는 한국보다 넓다. 국내에선 지난 2월 허가를 하면서 60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성인 환자로 투여 범위를 제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50세 이상 확진자 중 경증 이상 환자와 기저질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 연령층에선 중증 이상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확진자에게도 렉키로나가 처방될 수 있어 한국보다 판매 규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측은 렉키로나가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어 인도네시아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렉키로나는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동물실험에서 중화능력이 확인됐다. 인도네시아는 빠르게 퍼지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4일 이후 한 달 가까이 2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다가 지난 14~17일 5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7만3600명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유럽 등에서도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렉키로나에 대한 ‘롤링 리뷰(순차 심사)’를 진행 중이다. 순차 심사는 팬데믹 상황인 만큼 유망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평가를 빨리 끝내도록 해주는 제도다. 업계에선 10월 안엔 허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라크, 모로코 등 중동 국가에도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는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처방되는 코로나 항체치료제는 릴리와 리제네론 치료제밖에 없다.

셀트리온은 인도네시아에 공급되는 렉키로나 물량이 부족해질 것에 대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완제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