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열흘 넘게 1위 독주…리니지 시리즈 양강 체제 첫 붕괴
리니지 시리즈 하향세도 원인…엔씨, 하반기 신작 '블소2'에 기대
'오딘' 폭풍에 스러지는 '리니지' 혈맹…국내 게임시장 지각변동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일으킨 폭풍에 기존 맹주 '리니지' 시리즈의 강고한 혈맹 체제에 균열이 생기면서 국내 게임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나온 '오딘'은 출시 나흘째인 이달 2일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른 이후 열흘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2017년 '리니지M'에 이어 2019년 후속작 '리니지2M'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석권한 이후 두 시리즈의 양강 체제가 무너진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넥슨 '바람의나라:연'과 넷마블 '제2의 나라' 등이 신작 효과에 힘입어 '리니지' 시리즈의 틈을 비집고 선두권에 들어간 적은 있지만, 잠시뿐이었다.

'오딘'은 모바일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이라는 장르적 유사성 외에도 '리니지' 시리즈와 비슷한 점이 많아 한때 '북유럽 리니지'로 불리기도 했지만, 장기 흥행 조짐을 보이며 '청출어람'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14일 "아무래도 그래픽과 콘텐츠가 PC 온라인 게임 수준으로 높고 자유도도 콘솔 게임 수준으로 뛰어나 모바일에서도 전투 콘텐츠 외에 즐길 거리가 많은 점 등이 이용자들을 계속 게임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용자층도 탄탄하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딘' 출시 일주일째인 이달 5일 일간사용자수(DAU)는 39만7천245명으로 '쿠키런:킹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오딘' 폭풍에 스러지는 '리니지' 혈맹…국내 게임시장 지각변동
'오딘'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은 30대(34.92%)였고, 그 뒤를 이어 20대(28.8%)와 40대(23.15%), 50대(6.97%), 10대(4.04%), 60대 이상(2.13%) 등 순이었다.

이용자 중 여성의 비율이 애초 예상보다 높은 30%에 달하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이미 검증을 마친 '리니지'와 비슷한 사업모델(BM)을 채택한 만큼 매출도 잘 나오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오딘'의 첫날 판매액 70억원은 '리니지M'과 '리니지2M' 현재 일평균 매출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으로 압도적 1위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오딘의 3분기 일평균 매출 추정치를 18억6천만원에서 32억4천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게임 시장을 호령하던 '리니지' 시리즈는 이제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오딘' 폭풍에 스러지는 '리니지' 혈맹…국내 게임시장 지각변동
엔씨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리니지M'은 올 초 업데이트 이후 이용자 반발로 불매 운동에 직면하는 등 곡절을 겪으며 여러 지표가 내림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투자 이문종 수석연구원은 "4년째 매출을 잘 유지해 온 '리니지M'이 일평균 20억 이하의 매출을 2개 분기 연속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과금에 대한 피로도가 쌓였고 최근 경쟁 게임의 출시로 일부 이용자 이탈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일격을 당한 엔씨소프트로서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가 다시 영광을 되찾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2012년 나온 전작의 뒤를 잇는 '블레이드앤소울2'는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하는 무협풍 MMORPG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