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치료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세계적으로 승인받은 사례가 없다. 최용수 교수는 2014년부터 미토콘드리아 치료제에 주목하고 연구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를 세포에 주입하는 방법 등 다양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최용수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 사진=김기남 기자

최용수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 사진=김기남 기자

최용수 교수는 인하대에서 생물공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최 교수를 만나 미토콘드리아 원인성 질환에 대한 치료 기전 및 개발 현황에 대해 들었다.

줄기세포를 연구하던 최 교수는 2014년 한 논문을 읽은 후 미토콘드리아 연구를 시작했다. 논문은 줄기세포가 자신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손상된 다른 세포에게 전달해 대사 기능을 복구시킨다는 내용이었다.

최 교수는 “지금에 비해 줄기세포의 치료 기전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던 때”라며 “줄기세포가 다양한 유효 성분을 분비하지만 미토콘드리아 전달이 줄기세포 효능의 핵심 기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활성산소 발생과 미토콘드리아 손상의 악순환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공장’에 비유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포도당에서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인 아데노신삼인산(ATP)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과산화수소, 과산화라디칼, 수산화라디칼 등 활성산소(ROS)도 발생한다.

미토콘드리아 원인성 질환 중 하나는 활성산소에 의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서 나타난다. 미토콘드리아의 일부가 망가졌을 때는 큰 지장이 없다. 미토콘드리아는 건강한 상태에서는 길게 늘어난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분절되고 자가포식(autophage)에 의해 분해된다. 자가포식은 기능이 저하된 세포 내 소기관과 변형된 단백질 등을 분해해 에너지나 새로운 세포 소기관을 생성하는 현상이다.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재활용이다.

미토콘드리아의 항상성은 자가포식에 의해 유지된다. 그런데 세포 안팎에서 발생한 유해인자에 의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축적되면 자가포식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또 ATP 생산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발생한다. 과도한 체내 활성산소는 유전자나 세포를 망가뜨리므로 흔히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가장 위험한 수산화라디칼은 반응성이 강력해 생성 직후부터 주변의 유전자(DNA)를 산화시키기 시작한다. 활성산소가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과도하게 활성산소를 만들고, 활성산소가 다시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미토콘드리아 증강한 면역세포치료제
최 교수는 세포에서 분리된 미토콘드리아를 포함하는 약학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다수 등록했다. 최 교수가 개발한 핵심 원천기술 중 하나는 분리한 미토콘드리아를 다른 세포 내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줄기세포에서 분리한 미토콘드리아와 주입 대상이 될 세포를 시험관에 넣는다. 주입 대상 세포의 세포막에 계면활성제를 처리한 후 원심분리기로 빠르게 돌리면 세포 내로 미토콘드리아가 주입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기존에 시도됐던 미세주입 등의 방법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간단하게 세포 내로 미토콘드리아를 주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방법은 면역세포와 줄기세포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즉 미토콘드리아를 증식시킨 줄기세포와 면역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가 늘어나면 면역세포의 대사 기능이 촉진된다. 이로 인해 자연살해(NK)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때 활용하는 퍼포린 및 그랜자임 단백질 생성이 증가한다. 인터페론 감마 분비량도 증가하고 면역세포의 움직임도 빨라진다.

미토콘드리아를 증식시킨 면역세포를 암을 이식한 쥐에 주입했을 때 일반 면역세포를 주입한 쥐에 비해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도 확인했다. 항암 효과 증폭을 확인한 것이다.

최 교수의 기술을 도입한 파이안바이오는 미토콘드리아를 증강시킨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미토콘드리아를 주입한 NK세포를 활용한다. 그는 “기존 줄기세포나 면역세포 치료제의 개발 기준에 맞춰 개발할 수 있어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활용하는 치료제 개발에 비해 이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파이안바이오는 미토콘드리아를 전달체로 활용하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항암 효능이 있는 약물이나 항체에 결합해 효과를 높인 항암제로 만들 계획이다. 미토콘드리아를 전달체로 사용하면 세포의 대사를 촉진해 약물 효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종 유래 미토콘드리아 임상 세계 첫 승인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대신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주입하는 방식의 치료제 개발도 계속돼 왔다.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활용하는 치료 및 신약 개발은 최근 국내외에서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2018년 미국 보스턴 어린이 병원에서 선천성 심장질환 어린이에게 미토콘드리아 이식이 진행됐다. 환자 본인의 근육에서 분리한 미토콘드리아를 심장에 이식해 질환이 호전된 임상 사례다.

2019년에는 이스라엘의 미노비아가 희귀질환인 피어슨증후군 환자에게 미토콘드리아를 이식했다. 환자 어머니에게서 분리한 정상 미토콘드리아를 환자 골수에서 분리한 조혈모세포에 전달한 후에 환자에게 재이식한 결과 질환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는 모계 유전되므로 후천적으로 미토콘드리아에 손상이 생긴 환자에게 모계 미토콘드리아를 이식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파이안바이오가 동종 유래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파이안바이오는 지난 6월 희귀질환인 근염에 대한 국내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다. 동종 탯줄 유래 줄기세포에서 분리한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한다. 최 교수는 “자가나 혈연 관계가 아닌 사람에서 유래한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로서는 최초의 임상 승인”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미토콘드리아를 다양한 치료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다방면의 연구를 꾸준히 진행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와 생체재료를 혼합한 주사제를 개발하는 내용으로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과제’를 신청했다. 환자의 손상된 조직의 염증을 억제하고 줄기세포 증식 및 조직 재생을 촉진시키는 재생의료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다.

김정훈 서울대 소아안과 교수 연구진과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도 준비 중이다.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황반변성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대체해 치료하려는 시도다. 김 교수와는 미토콘드리아 희귀질환 관련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미토콘드리아는 ATP 생성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자체 DNA(mtDNA)를 가지고 있다. mtDNA가 손상돼 변이가 일어나면 ATP 생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자원세포 대량생산 기술 개발 성공
미토콘드리아 신약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 교수는 상업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이 대표적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소기관이므로 단독 배양할 수 없다. 따라서 다량의 미토콘드리아를 확보하기 위해 줄기세포 등 자원세포에 대한 대량배양 효율을 높여야 한다.

최 교수는 최근 미토콘드리아를 확보하기 위한 줄기세포의 대량생산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 기술은 최근 휴먼셀바이오에 기술이전했다.

미토콘드리아 장기 보관을 위한 동결기술 및 오랜 기간 활성을 유지할 수 있는 보존용액 제형 개발도 필요하다. 최 교수 연구팀은 장기보관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동종 미토콘드리아 치료제 개발에 대한 표준화 및 품질관리는 산업계 및 규제당국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내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는 식약처에서 ‘기타 치료제’로 분류돼 있다. 항체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이 별도의 항목으로 분류된 것과 다른 상황이다.

최 교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치료 효능을 밝히고 핵심 기작을 밝히는 일도 중요하다”며 “희귀병 등에 대한 효과를 먼저 입증하고 명확히 기전을 규명한다면 향후에는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해서도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바이오 프런티어] 미토콘드리아 세포 주입 기술 개발한 최용수 교수

박인혁 기자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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