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티지랩은 마이크로플루이딕스(미세유체공학) 기술로 장기지속 형약물을 개발하는 회사다. 장은현 스타셋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를 만나 회사의 성장성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왼쪽)와 장은현 스타셋인베스트먼트 대표  /  사진=신경훈 기자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왼쪽)와 장은현 스타셋인베스트먼트 대표 / 사진=신경훈 기자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로 만든 구 형태의 캡슐(입자)에 약물이 들어가면 매달 맞아야 할 주사를 3개월, 6개월, 12개월마다 한 번만 맞아도 된다. 약물이 필요한 만큼 천천히 체내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장기지속형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인벤티지랩의 주요 미션이지만, 최근에는 mRNA 백신의 필수 기술로 알려진 지질나노입자(LNP)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동물의약품에서 탈모 치료제까지… 리스크 최소화하며 파이프라인 확장세
장은현 스타셋인베스트먼트 대표(이하 장) 김주희 대표님, 안녕하세요. 요즘 연구개발하랴, 미팅하랴 정말 바쁘신 것 같습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이하 김) 네, 안녕하세요. 안 그래도 오후에 또 다른 미팅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바쁘기는 하지만, 그만큼 많은 국내외 회사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인벤티지랩에 대해 소개하기에 앞서 대표님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제가 인벤티지랩을 창업한 게 2015년입니다. 이전에는 광동제약, 씨젠, 비씨월드제약에서 임상시험과 인허가 전략을 맡았습니다. 비씨월드제약에서 장기지속형주사에 대한 연구를 했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2015년이 기술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은 해였습니다. 포스텍의 임근배 교수에게서 마이크로스피어를 균일하게 양산하는 기술을 이전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려운 단어가 나왔으니까, 마이크로스피어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벤티지랩의 핵심 기술인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마이크로스피어는 50㎛ 크기의 아주 작은 구형의 캡슐입니다. 이 캡슐 안에 약물을 넣고 체내에 전달하는 거죠. 이 플랫폼을 ‘IVL-PPFM’이라고 합니다. 마이크로스피어가 체내에 들어오면 일정한 속도로 분해가 되는데요, 그 속도에 맞춰서 약물도 천천히 체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지속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보자면 인벤티지랩은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 회사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요. DDS 회사의 경우 아무래도 신약보다는 기존 제품의 독성 또는 투약 빈도를 낮추거나 효능을 높이는 등의 개량신약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창업 초기랑 지금이랑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이 다른 산업에서는 이미 많이 사용되는 기술이지만, 의약품 제조에는 저희가 처음으로 적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창업 초기에는 과연 약물에 이 기술을 적용했을 때 효능이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초반에는 위험성이 낮은 안면성형용 고분자 필러나 동물의약품 위주로 파이프라인을 선정했습니다. 그때 개발한 게 강아지의 심장사상충 예방을 위한 장기지속성 주사입니다. 기존의 주사는 한 달에 한 번씩 맞아야 하는데, 저희는 3개월, 6개월에 한 번씩 맞아도 되는 주사를 개발했고요. 현재 투약기간이 3개월인 주사는 허가과정 중에 있습니다. 해외의 빅파마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우리 기술이 의약품의 효능을 높이고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죠. 저희 나름의 검증을 끝낸 이후에는 탈모 치료제 등 장기지속효과가 필요한 약물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내부에서 개발하는 신약이나 다른 바이오텍의 신약까지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초기에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위험성이 낮은 동물의약품이나 필러를 개발하다가, 지금은 인체 의약품과 같이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계신 거네요. 좋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수율 80%에 이르는 균일하고 표준화된 ‘마이크로스피어’
사실 제 전공이 DDS라서 정말 많은 DDS 플랫폼을 연구하고, 또 투자 검토도 해왔는데요, 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량생산의 가능 여부입니다. 연구실 규모에서는 정말 참신하고 우수한 기술일 수 있지만, 상업적으로 생산이 안돼서 기술이 사장되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맞습니다. 저도 이전 제약회사들에서 임상을 맡았었기 때문에 균일하고 표준화된 약물의 생산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 기술을 개발할 때부터 상업적인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고요.

저희 기술이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반이라고 하니까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원리나 구조는 간단합니다.

저희 장비를 보면 약물이 통과하는 얇은 관과 물이 들어가는 관이 따로 있습니다. 이 관을 통해 물과 약물이 중간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이때 물로 약물을 일정한 간격으로 끊어주게 됩니다. 끊어진 약물은 표면장력으로 구의 형태가 되어 다시 얇은 하나의 관을 통해 빠져나갑니다.

대부분의 약물은 물에 녹지 않는 난용성 물질입니다. 약물과 물이 만나면 서로 섞이지 않으려는 반발력이 발생합니다. 이런 반발력을 이용해 구의 형태를 만들게 되면, 용액이 회전하는 와류 현상에 의해 불규칙한 크기의 약물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100㎛ 정도의 얇은 관을 통해 약물 용액을 제조하면 와류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약물을 일정하게 뚝뚝 끊어서 만들 수 있는 거죠. 이런 원리를 이용하면 일정한 양의 용액이 정확하게 구 형태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용액의 점성이나 물성 등에 따라 장비에 가해지는 압력 등의 조건이 다 달라지기 때문에 장비도 저희가 직접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 장비를 이용해 최근 임상샘플을 제조했는데요, 1배치당 수천 바이알에 해당하는 마이크로스피어를 생산했습니다. 제조 규모를 충분히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생각보다 과정이 간단하네요. 수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입자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를 ‘성공’이라고 본다면 90% 이상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입자의 정확한 사이즈, 표면의 완성도 등 여러 기준을 통과한 입자만을 ‘성공’했다고 봅니다.
저희 기준으로 보자면 70~80% 정도의 수율이고, 이를 통과한 입자는 모두 약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보통 캡슐 안에 약물을 큰 통에 약물과 물, 캡슐 재료 등을 한 번에 넣고 무작위적으로 섞어주는 ‘에멀전 방식’이나 약물 위에 캡슐 재료를 뿌려주는 ‘스프레이 방식’을 많이 이용하잖아요. 이런 방식에서는 개별 입자 표면의 완성도나 사이즈에는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희는 개별 입자 완성도에 집착을 하는 편입니다.(웃음) 그래서 다른 기업에서 온 연구원들이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입자 사이즈나 표면이 매끄럽고 균일하게 잘 완성돼야 약물이 일정한 속도로 체내에서 분비됩니다. 이게 저희 기술의 강점이기도 하고요.

버스트·래그타임 등 기존 캡슐 DDS 단점 극복
기존 캡슐 방식의 DDS는 캡슐 겉에 묻어 있는 약물이 갑자기 방출되는 문제가 있었잖아요. 그럼 이런 문제는 모두 해결이 됐다고 볼 수 있나요?

네, 맞습니다. 기존 기술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인데요. 먼저 장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투약 시 한 번에 약물이 다량 방출되는 ‘버스트(burst)’ 현상입니다. 이런 경우 독성이 생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캡슐 위에 코팅을 해서 약물의 버스트 현상을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반대로 약물이 방출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래그타임(lag time)’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일반 주사제나 경구제도 가진 문제로, 약물이 주입되면 혈중농도가 확 올라갔다가 금세 훅 떨어지는 것입니다. 실제 약이 효능을 내는 농도가 유지되는 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이런 세 가지 문제점을 모두 해결한 것이 저희 기술의 가장 큰 강점이고요. 약물의 성분이 바뀌더라도 시스템은 동일하기 때문에 모두 구현이 가능합니다.

mRNA 백신 핵심 LNP 기술…마이크로플루이딕스로 최초 구현
그럼 mRNA 백신도 캡슐 형태로 제작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해 초부터 제가 인벤티지랩의 기술을 이용하면 mRNA를 감쌀 수 있는 LNP를 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때는 백신보다 치료와 방역에 방점이 있던 때라, ‘가능은 할 것’이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다 백신의 수량이 부족해지게 되면서 대표님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현재 LNP와 생산 장비를 최적화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내년 중순까지는 LNP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장비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에 LNP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있을까요?

여러 기업과 연구진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거나 기술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로 LNP를 생산하는 것은 저희가 유일합니다.

또 LNP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LNP에 하나의 mRNA가 들어갔는지, 독성이나 효율은 적합한지 등을 확인하는 품질검증(QC) 과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기술은 높은 수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QC에 들어가는 시간을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국내 기업과 연구 협력을 맺을 계획은 있으신가요?

일단 국내 대형 제약사들과 접촉을 마친 상태입니다. 저희 기술과 가장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mRNA 백신은 물론 LNP만 하더라도 하나의 기업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원료물질을 확보하고, 특허를 회피한 설계가 필요하고, 제조와 대량생산까지 모두 가능해야 합니다. 정부가 큰 기술을 중심으로 mRNA 컨소시엄을 구성했는데요, 저희 같은 작은 회사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해 백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LNP 기술 확보로 인벤티지랩이 다룰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많이 확장됐을 것 같습니다.

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RNA 치료제에 대한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백신은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에 많은 연구와 투자가 백신에 몰리고 있지만, 이후에는 유전자 치료제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LNP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외 여러 유전자 치료제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장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얼마 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까지 완료했고, 8~9월에 기술성 평가를 받은 다음 올 연말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3개월짜리 심장사상충 주사를 오는 8월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또 1개월, 3개월 주기의 탈모 치료제를 대웅제약과 함께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성 평가는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벤티지랩
설립연도 2015년
주소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양현로 405번길 12, 티엘아이빌딩 6층
대표이사 김주희
누적투자액 약 450억 원(pre-IPO 투자예정금 포함)
주요주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10여 개 벤처캐피털

최지원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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