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칩 테스트 등 후공정 전문 회사 아이텍이 GC녹십자와 손을 잡고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수송에 나선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위치 추적, 정온(定溫) 보관 등 백신 유통 전 과정의 관리를 맡는다.

13일 백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텍의 자회사 동우텍은 녹십자의 모더나 백신 운송 과정에서 백신의 실시간 추적이 가능한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최근 진행된 모더나 1차 유통에서 해당 시스템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 백신은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에서 특수차량으로 물류센터에 옮긴 뒤 이를 다시 전국 백신 접종센터로 옮기는 과정을 거친다. 동우텍은 백신이 각 거점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적정 온도가 유지되는지, 현재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배송 차량이 수시로 보내는 정보들은 정부와 녹십자 등에 전달돼 안전한 운송을 돕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우텍은 녹십자가 보유한 백신 운송 차량과 물류센터, 접종 기관 등에 통합 관제 시스템을 설치했다. 모더나 백신 유통과 관련한 한 관계자는 “백신 운송 상자마다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mRNA 방식의 백신은 화이자의 경우 영하 70도 수준에서,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정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운송 단계별 정온 보관이 가능한 콜드체인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동우텍은 2017년부터 녹십자 그룹의 제대혈 운송 사업에 참여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녹십자가 모더나 백신 유통권을 따낸 뒤 동우텍에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동우텍은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백신을 담을 특수 용기 제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얼음 대체 냉매 물질인 상변화물질(PCM)을 특수 용기 안에 넣는 방식으로 정온 보관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