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인테리어 이커머스 빅뱅
[단독] "타도 오늘의집"…집꾸미기-하우저 합병 추진

홈인테리어 e커머스 시장 2위인 집꾸미기와 가구 풀필먼트 플랫폼 하우저가 합병을 추진한다. 업계 1위 오늘의집을 따라잡기 위해 경쟁사끼리 힘을 합치는 고육지책이다. 연 42조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e커머스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선두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e커머스업체 집꾸미기와 하우저가 합병을 추진한다. 집꾸미기는 인테리어 콘텐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이를 기반으로 커머스 영업을 하는 인테리어 거래 플랫폼이다. 가정에서 쓰는 가구, 침구류, 주방용품, 소형 가전 등을 거래한다. 하우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구, 가전 물류를 효율화하는 인테리어 스마트 물류 플랫폼이다.

[단독] "타도 오늘의집"…집꾸미기-하우저 합병 추진

거래 플랫폼과 물류 플랫폼을 합쳐 시너지를 낸다는 방안이다.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단순 산술로 1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나오지만 두 회사의 시너지를 생각하면 훨씬 더 높은 가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지난해 기업가치 8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집꾸미기·하우저 합병 작전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였다. 국내 대형 벤처캐피탈(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다. 두 회사의 대주주로 있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이번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집꾸미기 대표 자리를 노대영 창업자에서 길경환 버킷플레이스 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교체한 것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다.

VC가 기업의 전반적인 운영과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VC는 보통 관리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업계 관례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행보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를 연상시킬 정도로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VC까지 적극적으로 나설 정도로 인테리어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익숙한 가구 등 인테리어 용품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업체들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비대면 거래가 촉진되기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3조4756억원이었던 온라인쇼핑 가구 거래액은 2020년 4조9944억원(43% 성장)으로 대폭 늘었다. 인테리어 e커머스는 온라인으로 전환할 오프라인 시장까지 포함하면 최대 41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업계 기업들의 몸값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업계 1위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는 지난 2018년 4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1월 투자유치 당시 8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장과 기업의 성장세를 따져 보았을 때 현재 몸값은 1조원이 넘어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집꾸미기와 하우저의 가치도 직전 투자 유치 때보다 각각 2배, 4배 높아졌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집꾸미기·하우저 합병 법인은 배송분야에서 오늘의집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의집은 지난달 일부 지역 익일배송 서비스를 내놨지만 하우저는 지난해 이미 전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전폭적인 지원 소식에 다른 VC들의 지원 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집꾸미기, 하우저는 지난 3월, 4월 각각 65억원, 140억원을 투자받았다.

IT업계 관계자는 "1위 사업자가 되면 얻는 이익이 큰만큼 버킷플레이스와 집꾸미기·하우저 합병 법인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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