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티맵모빌리티의 추격에 사업 확장, 투자 유치 등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1위 굳히기에 나섰다.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손잡고 택시호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독자적으로 대리운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게 되는 플랫폼 업계의 1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카카오, 택시 호출 늘리고 신사업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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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는 KST모빌리티, 코나투스, 코액터스와 ‘택시 플랫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6일 체결했다.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 택시’와 코나투스의 ‘반반 택시’에 소속된 가맹택시 기사들이 ‘카카오T 택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존에 가맹택시 기사들은 소속된 가맹운수사업자가 운영하는 플랫폼에서만 호출을 받을 수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MOU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된 이후 제도권 내에서 가맹형 택시를 운영 중인 플랫폼 기업 간 최초의 협약”이라며 “카카오T 플랫폼 이상의 시장을 목표로 장기적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T는 이번 협약으로 22만여 대를 확보하게 됐다.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기존 카카오T에서 21만여 대 호출이 가능했다. KST모빌리티 가맹 택시는 1만여 대, 코나투스 가맹택시는 1000여 대다. 25만 명인 국내 택시 기사의 대부분이 카카오T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것이다.

퀵서비스 뛰어든 카카오, 대리 시작한 티맵…모빌리티 경쟁 격화
카카오T는 최근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선 항공권 검색·예매·발권을 진행할 수 있는 카카오T 항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항공권 서비스는 온라인 여행서비스 투어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타이드스퀘어와 손잡고 진행한다. 2월엔 카카오 기차, 지난해 9월엔 카카오 시외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말부터 서류나 휴대전화, 노트북, 모니터와 같은 중소형 물품을 빠르게 보내는 ‘카카오T 퀵’을 시작했다. 기본 요금은 5000원이며 배송 거리와 실시간 호출량, 주변 기사 수, 경로 특성, 호출 시간 등을 고려해 탄력 요금을 적용한다.

그동안 쌓인 투자금이 사업 확장의 기반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LG그룹에서 1000억원, 구글에서 565억원, 칼라일그룹에서 3600억원 등을 투자받았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1위 굳히기를 위해 자금을 모으고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맵, 우버와 연합 형성

퀵서비스 뛰어든 카카오, 대리 시작한 티맵…모빌리티 경쟁 격화
티맵모빌리티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4월 우버와 손잡고 택시호출 플랫폼 ‘우티’를 출시했다. 우티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티 서비스 출시 직후 주간 이용자 수는 약 50만 명에 달했다. 티맵택시 시절 주간 이용자 수가 30만 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성장한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서울·경기·인천에서 ‘티맵 안심대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 티맵 앱에 대리 호출 서비스를 추가한다. 티맵모빌리티는 이용자 19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 확보를 위해 서비스 초기엔 대리 기사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3개월간 전액 환급하기로 했다.

대리 시장은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 2016년 이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이 아직 20%를 밑돌고 있다. ‘타타 대리’도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점유율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