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NFT뱅크 대표 / 사진=이영민 기자
김민수 NFT뱅크 대표 / 사진=이영민 기자
"메타버스와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NFT)이 신(新)세계 금융의 기반이 될 거에요. 그리고 NFT뱅크는 그러한 신세계 금융의 연결고리가 될 겁니다."

'실리콘밸리의 하버드'로 불리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의 투자 제안을 거절해 블록체인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은 김민수 NFT뱅크 대표(사진)는 지난달 30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가 이끌고 있는 NFT뱅크는 다양한 대체 불가능 토큰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NFT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지난 4월에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 기업 해시드(Hashed), 그레이스케일의 모기업 디지털커런시그룹(Digital Currency Group·DCG), 원케이엑스(1kx) 등 거대 블록체인 투자사들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으며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NFT뱅크의 고객 연동 자산은 5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2500억 규모까지 급속 성장하며 NFT 분야에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장했다. 그 비결이 궁금하다

"타이밍이 좋았던 부분도 있다. 시장 성장과 함께 NFT 가치가 폭등하면서 하나의 금융 자산으로 자리 잡았고, 차익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투자자층이 두터워졌다. 이렇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시기에 NFT뱅크만의 포트폴리오 시스템이 호평을 받고, 대형 블록체인 기업들의 투자가 진행되기도 하면서 성장에 속도가 붙은 것 같다"

-해시드, DCG 등 업계 빅네임들이 투자에 참여했다. 이들을 매료시킨 NFT뱅크의 매력은 무엇인가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NFT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가에 가장 큰 관심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NFT뱅크는 유사 매물 가격, 이더리움·비트코인 시세, 시장 분위기 등 약 80개 요소를 분석해주는 머신 러닝을 통해 정확한 NFT 가치를 판단해 준다. 이런 포트폴리오 관리 시스템이 플랫폼 사용자들에게도, 투자자들에게도 큰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시드 라운드 참여 기업 외 관심을 보인 곳도 있나

"사실 해시드와 디지털커런시그룹 등 투자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사들만 우리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준 것은 아니다. 시드라운드 이전에 미국 최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에 지원해 한국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합격하기도 했다"
해시드 라운지 내 NFT뱅크 로고 / 사진=이영민 기자
해시드 라운지 내 NFT뱅크 로고 / 사진=이영민 기자
-와이콤비네이터는 스타트업의 하버드라고 불린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스트라이프, 레딧, 트위치, 국내에서는 최근 1억달러 규모 시리즈C 라운드를 통해 유니콘으로 부상한 센드버드를 배출했을 만큼 엄청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다. 우리도 두번의 도전 끝에 결국 합격했지만, NFT뱅크의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 시장 특수성 등 여러 부분에 대해 장고한 결과 두 가지 이유로 제안을 거절하게 됐다"

-다들 YC 들어가려 안달인데…구체적인 거절 이유가 궁금하다

"첫 번째 이유는 처음 NFT뱅크가 처음 와이콤비네이터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보다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음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우리 포트폴리오에 연결된 고객 자산은 5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만약 투자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7% 지분을 주고 와이콤비네이터는 소정의 투자금과 함께 경영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가 처음 신청서를 제출할 때보다 50배 성장했는데 성장 이전의 NFT뱅크를 기준으로 한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또다른 이유도 있나

"두 번째가 제안 거절의 결정적 이유였는데, 바로 블록체인이라는 산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와이콤비네이터 내 블록체인 기반 기업들이 적어 경영 자문이나 네트워크 형성에 이점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YC의 제안인데 아쉽지는 않았나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와이콤비네이터 합류를 통해 얻는 이점보다 시드라운드에 참여한 해시드, 디지털커런시그룹 등 블록체인 업계의 대형 플레이어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더 가치 있고 탄탄한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결론을 내렸다"

-최근 NFT 거래량 감소 등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걱정은 없나

"작년부터 메타버스 프로젝트들이 많이 생기면서 메타버스 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땅, 아이템 등의 가치가 상승하기도 했고 비플 등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엄청난 거액에 판매되면서 시장이 큰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예술쪽 NFT 시장의 거품이 사그라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대체 불가능 토큰 시장은 예술, 게임, 등 다양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기 때문에 시장도 활용 분야도 계속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품이 걷히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건가

"가상자산시장도 지난 17년 1차 강세장에 비트코인이 2만달러 근처까지 상승했고, 탈중앙화 금융(DeFi) 등 양적·질적 성장을 거쳐 작년 맞이한 2차 강세장에 6만달러를 돌파했다. NFT 시장은 작년말부터 1차 상승장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추후 시장이 견고해지고 양적·질적 성장이 계속 이어지면 2차 상승장을 통해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2차 상승장을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

"NFT시장의 2차 상승장 진입을 위해서는 소매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는 물론, 기관이나 기업의 참여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신규 투자자들이 NFT라는 신규 시장에 쉽게 진입 할 수 있도록 돕는 ETF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NFT뱅크는 자산 관리 플랫폼을 뛰어넘어 NFT 시장의 금융 기관이 되는 것이 목표다.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 대기업들이 다양한 기업의 투자가치 평가부터 기업공개(IPO)까지 주관해 진행하는 것처럼 NFT뱅크도 자체 발행한 NFT ETF 상품뿐 아니라 다른 NFT 투자 기업이 발행하고자 하는 ETF 상품의 발행을 돕고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의 역할도 하고 싶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