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주총 '표심 잡기' 격돌

美 임상 실패·유상증자 반복
PEF투자 원금까지 날려 '분노'
소액주주, 대표 해임 요구

사측, 코로나 치료제 임상 등
주총서 소액주주 설득 나설 듯
바이오벤처 1세대인 헬릭스미스가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임상 실패 등을 이유로 일부 주주가 경영진에 맞서고 있어서다.

7월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인 김선영 대표 등 경영진 해임안과 새 이사진 선임안을 놓고 사측과 일부 소액주주가 표 대결을 벌인다. 회사 측은 위탁생산(CMO) 등 신사업을 내세워 분위기 반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주주는 “더 이상 김 대표에게 회사를 맡길 수 없다”며 새 경영진을 앉힐 준비에 들어갔다.
임시주총에서 대표 해임안 놓고 격돌
헬릭스미스, 주주 달래려 '신사업 카드' 꺼냈다

헬릭스미스 임시주총은 주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주식 37.06%에 달하는 위임장을 확보했다며 임시주총을 소집했다. 핵심 안건은 그간 회사를 책임졌던 김 대표, 유승신 대표의 해임과 신규 이사 7명 선임이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50% 이상 위임장을 확보하고 최동규 전 특허청장을 신임 대표로 하는 새 경영진을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소액주주들이 김 대표의 경영에 반기를 든 결정적인 시점은 지난해 10월이었다. 당시 헬릭스미스는 사모펀드 세 곳 등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2019년 9월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미국 임상 3상 실패에도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였던 주주들은 결국 등을 돌렸다. 지난해 12월 단행한 1615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반감을 부추겼다. 회사 측이 2019년 8월 유상증자를 하면서 “향후 2년간 유상증자하지 않겠다”고 한 말을 뒤집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게다가 김 대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임상 실패 책임을 주주들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성토가 쏟아졌다.

소액주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진 교체 준비에 나서자 헬릭스미스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내년 10월까지 엔젠시스의 임상 3상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주가를 당시 수준의 네 배 이상(10만원)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김 대표의 보유 주식을 회사에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연내 코로나 임상 기대…신사업도 확보”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거둬들이지 않았고 결국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진 교체 시도에 나섰다. 헬릭스미스는 주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회사 홈페이지 주주게시판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소통 채널을 마련했다.

올 4월엔 회계법인 등을 포함한 자금운용위원회를 발족하고 경영을 전담할 박원호 부사장을 영입했다.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인팩 등에서 근무했던 박 부사장은 돌려받지 못한 사모펀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박 부사장의 이사 선임안도 임시주총에서 다룰 예정이다.

자금 확보를 위해 신사업에도 뛰어든다. 세포유전자치료제 CMO 사업과 동물실험이 가능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임상 성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호흡기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타디오스’로 인도에서 코로나19 환자 100명 대상의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인도 보건당국은 기존 의약품에 대해선 한 차례 임상만 해도 시판 허가를 내주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병(CMT) 대상 엔젠시스의 임상 1·2a상 중간 결과는 올 4분기 발표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엔젠시스 관련 임상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급선무”라며 “재무 관리 측면에서도 가시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 경영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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