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코로나 치료제 임상 결과 기대"
박원호 헬릭스미스 부사장 “재무 관리 개선된 모습 보여주겠다”

내달 14일 열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헬릭스미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측이 김선영 대표 및 유승신 대표의 해임과 함께 이사 5인을 새로 선임하는 안을 올려서다. 위험자산 투자와 잇따른 유상증자로 인한 경영 악화 등의 책임을 회사에 묻겠다는 것이다.

박원호 헬릭스미스 부사장은 사측이 지난 4월 영입한 ‘구원투수’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년 임상 결과나 주가 추이에 따라 보유 주식을 회사에 내놓겠다”고 밝히며 자신은 경영이 아닌 연구·임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부사장은 헬릭스미스의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회사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됐다. 박 부사장의 이사 선임안도 다음달 열릴 임시주총에서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자금운용위원회 거쳐 자금 운용할 것”
헬릭스미스는 2019년 9월 유전자치료제로 개발 중인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대상 미국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엔 사모펀드 3곳 등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됐다. 그 사이 영업적자는 2019년 417억원에서 지난해 711억원으로 늘었다. 임상자금 확보 등을 위해 헬릭스미스는 2019년 8월 146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161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박 부사장은 말단 사원에서 시작해 경영자 위치까지 올라간 ‘실전파’다. 현대자동차 그룹감사실, 현대제철 원료검수부 등에서 근무하면서 대기업에서 감사, 품질관리 업무 등을 맡았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인팩에선 영업본부장과 멕시코 법인장을 역임했다. 그가 헬릭스미스에서 제시한 최우선 과제는 사모펀드 투자 등으로 돌려받지 못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

박 부사장은 29일 “손실처리한 금액들을 회수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전에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펀트 투자금이 전액 배상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법률 조치 등을 포함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 자금 관리체계도 일신했다는 설명이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4월 회사 이사들과 외부 회계법인 등을 포함한 자금운용위원회를 구성했다. 내부 투자나 자금 활용에 대해선 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친 뒤 결정하기로 했다. 박 부사장은 “재무 관리 측면에서 가시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주주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길”이라며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 관련 사항은 새로 추가되는 대로 신속하게 주주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자금 확보를 위한 신사업 2가지도 추진 중이다. 하나는 전임상을 위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서비스다. 현재 쥐 개 돼지 등을 이용한 동물실험까지 가능한 설비를 구축한 상황이다. 일부 동물실험은 이미 자체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CRO 서비스를 다른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신사업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생산(CMO)이다. 헬릭스미스는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서울 마곡 본사 내에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임상에 필요한 시료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연내 CMT 임상, 코로나19 임상 결과 기대”
본업인 신약 개발에서도 올해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샤르코마리투스병(CMT) 대상 엔젠시스의 임상 1·2a상 중간 결과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임상은 삼성서울병원에서 CMT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임상 참가자의 추적관찰 기간이 6개월을 지난 상태다. CMT는 운동·감각 신경이 손상되면서 팔·다리 근육이 위축돼 걷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질환이다. 2500명 중 1명꼴로 발병해 희귀질환에선 환자 수가 많은 편이지만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 받은 치료제가 없다.

코로나19 임상에선 속도전에 나선다. 1~3상의 절차 없이 단회 임상을 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헬릭스미스는 호흡기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타디오스’로 인도에서 경증 및 중증 코로나19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표준치료 요법에 타디오스를 보조제로 추가해 타디오스가 보조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임상이다.

이달 중순 19번째 환자의 투약이 끝났다. 인도 보건당국은 전통의약품에 대해선 별도 규정을 지정해 단회 임상으로도 시판허가를 내주고 있다. 박 부사장은 “인도는 전통의약 등 천연물 분야에서 규격화가 잘 돼있는데다 매일 수만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나오고 있어, 코로나19 관련 임상을 하기 적합하다”며 “연내 임상을 마치면 보조 치료 수단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타디오스를 인도 및 주변국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DPN 대상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의 결과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환자 1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데 지난달까지 28명이 투약을 받았다. 박 부사장은 “미국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피험자 등록률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엔젠시스 관련 임상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앞으로도 투약 환자 수 등 임상 진행 사항을 주주들에게 지속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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