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연세대 연구팀 "피부 산성도, 유·수분량 모니터링에 활용"
암컷에 달라붙는 수컷 물방개 앞발 본떠 피부 패치 개발
암컷의 거친 피부에 잘 달라붙는 수컷 물방개의 앞발을 모사한 피부 모니터링 패치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방창현 교수와 연세대 조승우 교수 연구팀이 수컷 물방개 앞발에 있는 점착 컵의 구조를 본떠 전력 공급 없이도 체액(눈물·땀)을 포집할 수 있는 피부 모니터링 패치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수컷 물방개의 앞발은 수중 교미 과정에서 암컷의 둥글고 거친 등 표면에 잘 달라붙을 수 있도록 단단한 지지체 안에 부드러운 컵 모양의 흡착 물질을 감싼 구조로 돼 있다.

이 점착 컵은 교미 중 필요한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역할도 하는데, 이는 수컷 물방개만이 갖는 진화의 산물이다.

연구팀은 물방개의 점착 컵 구조를 본떠 피부에 강하게 달라붙은 채 체액을 포집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인공 점착 컵을 설계했다.

암컷에 달라붙는 수컷 물방개 앞발 본떠 피부 패치 개발
탄성력이 뛰어난 고분자 화합물을 도입, 외력에 의해 변형과 복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컵 내부 공간에 생긴 응력에 의해 점착력이 높아지는 원리다.

컵 안에는 체액 흡수력이 높으며, 산성도(PH)에 따라 색이 변하는 하이드로젤을 담아 별도의 전원 장치 없이도 체액의 산성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통해 하이드로젤 색의 적녹청(RGB)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피부 산성도를 높은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암컷에 달라붙는 수컷 물방개 앞발 본떠 피부 패치 개발
여드름 질환 치료를 위한 피부 산성도 측정, 유·수분량 모니터링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창현 교수는 "기존 피부 부착형 체액 포집을 위한 웨어러블 장치들은 별도의 전원이 필요한데다 강한 부착력을 지속해서 유지하기 어려웠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체외 진단을 위한 데이터 기반 기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이날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