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바이오센서가 국내 진단업계 최초로 ‘매출 2조원’ 벽을 깰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5월 수출액이 반등하면서 4월 수출액 급감과 함께 불거진 ‘진단키트 내리막길’ 우려가 깨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SD바이오센서가 올 1분기에만 1조1792억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감안할 때 3분기 안에 ‘매출 2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단키트 수출 반등…SD바이오센서, 매출 2조 눈앞
16일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와 수젠텍 등의 생산공장이 있는 충북 청주시의 올 1~5월 진단키트 수출액은 모두 12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억356만달러) 대비 11.5배 뛰었다. 특히 5월 수출액(2억2170만달러)은 4월(6957만달러)보다 226% 늘었다. 올 1~3월 평균(3억285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하락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반등이란 분석이다. 청주시 진단키트 수출액의 90% 이상은 SD바이오센서에서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4월에는 새로운 진단제품을 등록하느라 기존 제품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SD바이오센서의 수출이 회복된 만큼 올해 2조원 매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1조17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개월 만에 작년 연간 매출(1조6862억원)의 70%만큼을 팔았다.

업계에선 인도에서 시작된 ‘델타’ 변이로 인해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데다 개발도상국에선 여전히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SD바이오센서가 하반기에도 괜찮은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2~4분기에도 1분기 매출의 70~80% 정도는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는 것도 이런 예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확도 99% 수준으로 현장 진단이 가능한 분자진단장비를 올 8월 해외, 10월 국내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정확도는 높지만 신속성이 떨어지는 분자진단의 한계를 극복한 장비를 공급해 미국 세페이드가 장악하고 있는 현장진단(POC) 시장 판도를 흔들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항원진단키트도 30분 이내에 진단 결과가 나오지만 정확도가 80~90% 수준에 그치는 게 단점이다.

신속 자가진단키트의 유럽 수출길이 넓어진 것도 매출 확대에 한몫할 전망이다. SD바이오센서는 신속 자가 항원진단키트인 ‘SARS-CoV-2 항원 자가 진단 네이즐’ 제품으로 이달 초 유럽 CE 적합성(CoC)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 CE 인증은 CoC 인증과 자기적합성선언(DoC) 인증으로 나뉜다. DoC는 제조사가 자체 시험한 내용을 인증기간에 제출하면 된다. CoC는 유럽 내 승인기관의 평가를 받아야만 따낼 수 있다. 개별 국가에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DoC와 달리 CoC를 획득하면 유럽 전역에서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 국내에선 자가진단키트로 CoC 인증을 받은 곳은 SD바이오센서와 수젠텍뿐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