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수 이지엔도서지컬 대표가 대전 KAIST 문지캠퍼스에 있는 회사 연구소에서 신장결석 수술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권동수 이지엔도서지컬 대표가 대전 KAIST 문지캠퍼스에 있는 회사 연구소에서 신장결석 수술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올해부터 국내 대학병원 등에 신장결석 수술 로봇 10여 대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10년 안에 중동과 중국 등지에 1000여 대를 납품하도록 기술 개발에 힘쓰겠습니다.”

권동수 이지엔도서지컬 대표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장결석 제거 로봇을 시작으로 다양한 메디컬 로봇을 차례로 상용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산업은행 등에서 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4년 안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엔도서지컬은 KAIST의 66번째 연구실 창업기업이다. 글로벌 의료 로봇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대표는 25년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생 9명과 KAIST가 보유한 26건의 특허를 이전받아 2018년 공동 창업했다. 지금은 직원이 41명으로 늘었고, 연구인력 30여 명이 KAIST 박사 또는 박사과정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유연내시경 로봇이다. 소화기내과 비뇨기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일반외과 안과 등 큰 수술을 간단한 시술로 전환할 수 있도록 미래 기술을 접목했다. 이 회사의 로봇은 집게, 칼, 카메라 등 교체 가능한 각종 모듈이 가늘면서 강하고, 유연하면서 정확하게 구동되는 로봇관에 삽입된 형태다.

의사는 환자 몸을 절개하지 않고 입 항문 요도 배꼽 등으로 로봇을 넣어 종양과 결석 등을 치료한다. 환자는 수술 이후 회복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로봇수술은 병원 입장에서 경제적 가치도 높다. 수술시간을 줄여 전체 치료 횟수를 늘릴 수 있고, 환자 입원 기간을 줄여 병상 회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신장결석 내시경 수술은 평균 3년 정도의 실습이 필요하고, 내시경 조작 미숙으로 요관에 상처를 내거나 절단시키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이지엔도서지컬이 제작하는 신장결석 수술 로봇은 의사가 양손으로 집도해 쉽게 제어할 수 있고, 결석 추출을 자동화해 수십 개의 결석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유연시술 플랫폼을 신장결석에서 척추, 뇌수술, 혈관수술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