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S급 인력 20여명
애플 등 美 빅테크기업 이직
메타버스 이제 꽃 피는데…핵심두뇌 줄줄이 해외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주자로 떠오르는 메타버스(metaverse) 산업의 기술 인재들이 해외로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의 AR콘텐츠팀장, 수석연구원 등 핵심 인력까지 이직 대열에 동참한 상태다. 막 태동하기 시작한 국내 메타버스산업이 열매를 맺기도 전에 시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메타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국내에서 외국 기업으로 이직한 S급 메타버스 연구 인력이 최소 2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내 확장현실(XR) 시장은 극초기 성장 단계여서 전문 인력 수요가 폭발하기 직전인데 우수 인재가 자꾸 빠져나가 어려움이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XR기업의 52.9%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전문 인력 부족을 꼽았다. 메타버스는 현실처럼 생생하면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아우르는 XR은 가상세계에 현실 같은 생생함을 부여하는 기술로 메타버스 산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2024년까지 글로벌 시장 규모가 1368억달러(약 153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산업 전쟁터다.

국내 핵심 인력이 향하는 곳은 대부분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기업이다. 2014~2015년부터 기술과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이들은 대학원생까지 ‘입도선매’하고 있다. 국내 XR, 광학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이병호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실에서만 최근 연구원 2명이 페이스북으로 이직했다. XR기업 한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 연봉 3억원 이상을 보장하고, 연구 인프라까지 좋다 보니 이직을 막기 힘들다”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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