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VR기기 '오큘러스' 히트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경쟁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XR) 산업은 기대에 비해 성장이 더디다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2014년 내놓은 기어 VR, 구글의 2016년 데이드림 VR 등 글로벌 기업의 야심작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사라졌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건 2019년. 그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AR 기기 ‘홀로렌즈 2’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홀로렌즈 2는 전작보다 해상도가 2배 좋아지고 시야각이 1.5배 넓어지는 등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이 제품은 원격 업무·회의, 수술 보조 등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용으로 개발됐는데 록히드마틴, 메르세데스벤츠 등 대기업이 잇따라 도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이 작년 10월 출시한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 2’는 XR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역대 최고의 VR”이란 평가와 함께 5개월간 전 세계에서 500만 대가 판매됐다.

작년부터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도 호재다. 메타버스는 현실처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3차원 가상세계다. 코로나19로 현실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면서 로블록스, 제페토 등 메타버스 서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로블록스와 제페토는 가상세계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을 크게 넓혔으나 XR 기술이 본격 적용되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가상세계의 실감도를 높여주는 XR이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작년 7월 보고서에서 세계 XR시장이 작년 107억달러에서 2024년 1369억달러로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기업의 XR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은 2022~2023년 출시를 목표로 AR 안경과 VR 기기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도 AR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 올 2월 영상, 게임, 화상통화 등을 할 수 있는 AR 안경 시제품 영상이 유출되기도 했다. AR 안경의 성능과 착용성 등이 크게 개선되면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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