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사장 인터뷰

'창립 100주년' 청사진 제시
매출 2배 늘려 세계랭킹 50계단↑

"다음달 시판 폐암신약 '렉라자'
兆단위 블록버스터로 만들 것"
비만치료제·NASH 개발도 순항중

동물약·의료기기 등 신사업 진출
새 유산균 브랜드도 내달 출시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이 2026년 회사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이 2026년 회사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6년까지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려 ‘세계 50대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동물의약품·의료기기·프로바이오틱스 등 신사업에 뛰어드는 동시에 연매출 1조원이 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향후 5년 내에 유한양행을 세계 50위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2026년 기준으로 연매출 4조원에 영업이익 8000억원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9년 매출 기준 글로벌 50위 제약사는 인도의 오로빈도파마(약 3조1000억원)다. 지난해 1조6000억원 매출을 올린 유한양행의 세계 랭킹은 100위권이다.
“제2의 렉라자 준비 중”
유한양행 "5년내 글로벌 50대 제약사 되겠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방안을 꼼꼼하게 짰다고 했다.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 핵심 키워드는 ‘신약’이다. 최고 기대주는 자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 3년 전 미국 얀센에 1조4000억원을 받고 기술수출한 바로 그 약이다. 올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1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이 치료제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의료현장에서 처방된다.

렉라자에 대한 추가 임상도 진행한다. 두 갈래다. 렉라자만 쓸 때와 렉라자와 얀센의 항암신약 ‘아미반타맙’을 함께 쓸 때의 약효를 각각 검증하고 있다.

조 사장은 “임상결과를 보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에 못지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돌발변수만 없다면 렉라자가 연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렉라자 매출이 타그리소(연 5조원)의 절반만 돼도 유한양행의 로열티 수입이 매년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돈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개발하는 종잣돈으로 쓰이게 된다.

조 사장은 ‘넥스트 렉라자’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고 했다.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2억원을 받고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와 GI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치료제, 자체 개발한 비만치료제, 성균관대와 공동연구하고 있는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등을 꼽았다. 그는 “NASH 치료제와 알레르기 치료제는 조만간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선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술을 사들이기 위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조 사장은 유한양행의 미래 모습을 ‘연구개발(R&D) 중심 신약개발 기업’으로 그렸다고 했다. 벤치마킹 대상을 기술력 하나로 창업 30여 년 만에 세계 10위권 제약사가 된 미국 길리어드로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2000억원이던 R&D 투자금액을 올해 20% 이상 늘릴 것”이라며 “바이오벤처와 신약을 공동 개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현재 30개인 신약 파이프라인도 꾸준히 확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물의약품 등 ‘신무기’도 장착
‘2026년 글로벌 50위권 제약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무기’도 장착한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에 발맞춰 동물의약품 사업에 뛰어든다. 국내 유망 동물의약품 개발업체에 지분 투자를 하고, 이 회사 등에서 만든 제품을 유한양행이 판매하는 구조다.

조 사장은 “현재 6조원 안팎인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사료·용품 포함)은 5년 내에 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반려동물 백신부터 당뇨, 치매 등 각종 치료제를 종합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근당건강의 ‘락토핏’(2020년 매출 2620억원)이 꽉 잡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유산균 전문업체인 메디오젠과 손잡고 이르면 다음달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와이즈바이옴’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제품보다 균주 수를 대폭 늘리는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3년 내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의료기기 시장도 들여다보고 있다. 환자가 당뇨 혈압 등 각종 수치를 집에서 측정할 수 있는 개인용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조 사장은 “바이오벤처들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시약을 대행 생산하는 사업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고 신사업을 키워 인수합병(M&A)하지 않고도 몸집을 5년 내 두 배 이상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이선아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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