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인간항체 라이브러리와 T세포 이중항체 기술을 활용해 항체신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5월부터 국내 최초의 PD-1 항체 면역항암제를 임상개발하고 있다. 진행 중인 다국가 임상시험의 중간결과를 올해 미국 및 유럽 암학회에서 발표한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작년 5월부터 PD-1 항체인 ‘YBL-006’의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인 PD-1 항체는 T세포의 면역관문인 PD-1 단백질에 결합하여 암세포들이 면역시스템의 공격을 회피하지 못해 사멸되도록 하는 약이다.

암세포들은 PD-L1이라는 단백질을 표면에 발현해 자신을 공격하려는 면역 T세포의 PD-1에 결합시켜 정상세포인 양 눈속임을 한다. 이때 T세포의 PD-1에 항체를 붙여두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여 사멸시키는 데 문제가 없게 되고,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 약이 바로 PD-1 항체 면역항암제다.

PD-1 항체 시장을 선도하는 MSD의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은 이미 26개의 암종에 대한 적응증을 FDA로부터 허가받았고, 작년 매출이 144억 달러에 이를 만큼 이미 항암치료의 주처방 약제가 되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항암제들과의 병용요법도 속속 허가를 받고 있어 향후 표준요법 항암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펨브롤리주맙의 급성장에 자극받은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도입하여 PD-1 항체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 이를 증명하듯이 PD-1 항체들의 기술거래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개발 배경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자체 보유한 인간항체 라이브러리 ‘Ymax-ABL’로부터 타깃 항체를 고효율로 발굴해내는 것을 핵심역량으로 갖고 있다. 이를 적용한 항체신약 후보로 PD-1 항체를 선정하고 2018년부터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PD-1 항체는 면역항암요법의 기본 약물로 다양한 항암제와의 병용투여 연구가 가장 활발한 약물이지만, 국내에는 당시 PD-1 항체 개발에 진입한 기업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MSD, BMS 같은 다국적 제약사가 선점한 시장에 차별화 포인트가 없는 PD-1 항체로는 침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시장 1위인 키트루다 대비 동등 이상의 효능을 갖춘 약물을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암종에 새로운 바이오마커나 병용요법을 적용하여 개발한다면 최초의 국산 PD-1 항체 면역항암제의 허가 시판이 가능하고, 이는 우리나라 항암 신약 개발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항체의 특성
와이바이오로직스는 PD-1 항체를 항체 라이브러리로부터 스크리닝할 때 항원인 PD-1과의 결합력 및 생산성을 선별 기준으로 YBL-006을 도출했다.

PD-1 항체가 T세포 표면의 PD-1 단백질과 결합하는 친화력의 세기는 항체의 면역관문억제 효과와 T세포 활성화와 직결된다. 이는 약력학(Pharmacodynamics) 측면에서 임상적 효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PD-1과 결합력이 강한 후보 항체들 중에서 선별한 YBL-006은 항원-항체 결합 특성이 펨브롤리주맙이나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과 같은 기존의 대표적인 PD-1 항체들과 많이 다르고, 특히 결합 후 해리되는 속도가 현저히 낮아 우수한 효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YBL-006의 결합 특성은 X-선 분광학으로 PD-1 단백질과의 결합 부위를 조사해보면 그 이유를 파악해 볼 수 있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파란색의 PD-1 단백질에 결합하는 PD-1 항체들은 그 결합부위(항원결정기, epitope)가 서로 다른데, 그중 YBL-006은 암세포의 PD-L1이 붙는 부위와 가장 유사한 부위에 결합하면서 그 결합 부위의 면적도 펨브롤리주맙의 2126A²보다 넓은 2334A²으로 측정됐다. 이는 PD-1/PD-L1 결합으로 작동하는 면역관문을 억제해서 암세포를 면역계의 공격에 노출시키는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상 연구 중간 결과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캐나다에서 비임상 시험을 마친 후 작년 5월부터 한국, 호주 그리고 태국에서 YBL-006의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적정한 투여량을 확인하는 용량상승시험을 마치고 특정 암종에 대해 보다 많은 임상 증례를 만드는 용량확장시험에 진입하고 있다.

용량상승시험에는 편평세포암이나 대장암 등 11명의 고형암 환자가 피험자로 참여했고 피험자의 체중에 따라 0.5, 2, 5, 10mg/kg으로 용량을 늘려가며 시험을 마쳤다.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은 피로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외에 2등급의 사이토카인 증후군 1건 정도가 집계됐고, 용량에 따른 독성도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임상시험에서 보고자 한 예비유효성도 긍정적이다. 1명의 피험자에게서 완전관해(CR)가 나타나 표적병변, 즉 종양이 사라졌다. 다른 1명의 피험자는 종양이 50% 수준으로 줄어든 부분관해(PR)를 보여 YBL-006의 임상적 효능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 밖에 2명의 피험자는 안정병변(SD)을 보였고, 나머지 피험자들은 병기진행(PD)으로 판정됐다. 이 시험에서는 약동학 평가도 함께 진행되었다. 기존의 PD-1 항체 약제들과 같이 2주 또는 3주의 투약 주기에, 2mg/kg과 같은 초기 임상 1상 시험 용량이 아닌 200mg이나 300mg과 같은 단일 투여량을 적용하기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YBL-006의 임상 1상 시험은 향후 용량확장시험에서 임상 2상 시험에 적용할 암종을 확정하고 보다 많은 임상 증례를 수집할 계획이다.

향후 임상 및 허가 계획
와이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최초의 PD-1 항체 면역항암제의 개발을 목표로 우선 환자수가 적은 희귀 암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신규 바이오마커를 적용하는 프로토콜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 받아 조건부 허가 가시권에 YBL-006을 넣기 위한 전략이다. 적지 않은 수의 PD-1 항체가 이미 개발된 상황에서 식약처 허가를 통해 라이선스아웃의 요건을 보다 풍부히 갖추기 위해서다.
[파이프라인 아카이프] 와이바이오로직스 ‘YBL-006’

[파이프라인 아카이프] 와이바이오로직스 ‘YBL-006’

편집 최지원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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