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병효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10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1’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비즈니스가 실패했다고 결론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킬러 앱’ 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이날 ‘5G 이동통신-희망과 현실’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사람들이 5G에 관심을 가지려면 빠른 전송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관점에서 연결될 수 있는 기기나 기술이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심 교수는 5G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심 교수는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팩토리, 가상현실(VR) 등 미래 유망기술은 5G를 통해 태동하는 서비스”라며 “5G는 속도도 빨라지겠지만 IoT 기기를 지원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등 새로운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가 고도의 기능을 발휘하려면 장애물을 발견했을 때 즉시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등 통신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5G가 반드시 필요한 기술임에도 관련 종목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심 교수는 투자비 회수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5G는 처음 시작할 때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고 이후 망을 보수하는 2차 투자가 일어난다”며 “5G 관련주는 투자가 이뤄진 시기에는 주가 상승이 굉장히 빠르다가도 이후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주춤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5G 관련주 투자가 탄력을 받으려면 기술이 더 고도화돼야 하고, 킬러 앱이 필수적이라는 게 심 교수의 주장이다. 심 교수는 “5G가 크게 히트 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술이 고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5G는 아직 자율주행차가 원활히 다닐 수 있도록 보장하는 수준의 기술을 갖추지 못했으나, 다양한 주파수 특성을 잘 활용해서 끊김이 없어지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교수는 “IoT 관점에서 연결될 수 있는 킬러 앱이 늘어나야 5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