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지 않는 방패’ 양자암호 상용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자체 통신망부터 스마트폰 단말기, 앱 등 개인용 서비스까지 양자암호 기술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금융, 의료데이터 보안과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등 융합형 사업이 부상하면서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새 보안 수요를 잡기 위해 공세를 높이고 있다. 양자컴퓨터, 기존 보안기술 위협기존 통신 암호화 체계는 공개키암호화(PKC)를 주로 이용한다. 정보를 암호화할 때 쓰는 ‘공개키’와 암호를 풀 때 사용하는 ‘암호키’ 간 수학적인 쌍을 이루게 하는 방식이다. 통상 대칭암호화(AES)와 비대칭암호화(RSA)를 함께 사용한다.그동안 두 방식만으로 통신 보안이 가능했다. AES 방식은 암호화 키 길이를 길게 설정하는 식으로, RSA 방식은 큰 자리 합성수를 쓰는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을 활용해 암호를 풀기 어렵게 할 수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공개키암호화 방식으로 이뤄지는 세계 전자상거래 소매 거래는 연간 3조달러(약 3350조원)에 달한다.하지만 막대한 조합 연산을 매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공개키암호화 방식이 자칫 무용지물이 될 위험에 처했다. 양자컴퓨터를 쓰면 이를 단숨에 깰 수 있어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양자컴퓨터가 확산되면 기존 보안 서비스의 쓸모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며 “21세기에 1950년대 전산 시스템을 쓰겠다는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자암호통신 시장 급성장 전망이 때문에 나온 게 양자암호통신 기술이다. 0값과 1값을 동시에 가지는 양자의 성격을 이용해 양자 상태의 광자(빛의 입자)에 정보를 담아 전송한다. 양자기술로 생성한 암호키가 오갈 때 제3자가 끼어들면 양자에 담긴 정보 자체가 바뀐다. 정보를 해독하더라도 제3자는 망가진 정보만 얻게 된다. 도·감청의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양자암호통신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보안업계에선 양자암호통신 시장이 향후 5~10년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데이터 보안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송유관, 지하철, 공장, 병원 등에 대한 해킹 공격이 잇따르면서 각국 주요 기업들이 보안 강화에 나선 것도 이유다. 시장조사기업 욜디벨롭먼트는 세계 양자암호통신 시장 규모가 2019년 1억2186만달러(약 1360억원)에서 2027년 14억577만달러(약 1조5695억원)로 8년간 12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BCC리서치는 2019~2024년 세계 양자암호통신 시장의 연간 성장률(CAGR)이 30.7%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통신3사, 양자보안 사업 늘려통신사들은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사업을 늘리고 있다. SK텔레콤이 가장 적극적이다. 2011년부터 양자보안 기술에 투자를 시작했고, 2018년엔 스위스 양자암호통신기업 아이디큐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양자암호통신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인 ‘퀀텀 VPN(가상사설망) 기술’을 개발했다. 보안성이 뛰어난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라우터, 스위치 등 기업용 인터넷 장비에 적용했다. 지난달엔 양자암호통신 시범 인프라 사업을 수주했다.KT도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지난 2월 KT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제안한 이종 양자키분배(QKD) 모델이 양자암호통신 관련 국내 표준으로 채택됐다.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구성장비 간 연동에 필요한 데이터 형식, 프로토콜을 제안해 명시된 표준이다. KT는 4월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양자암호통신을 구현하는 ‘양자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했다. 송수신자가 암호키를 나눠 가지는 양자키분배 기술, 양자컴퓨터가 사용하는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한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결합했다.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키우고 있다. 양자컴퓨터를 써도 풀기 어려운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작년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고객전용망 광통신장비에 적용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공공, 민간부문으로 양자암호기술 실증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충남도청과 공무원교육원 사이 137㎞ 구간에 양자내성암호 전용 회선을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수주했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LG유플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사업자를 위해 ‘U+통화매니저’를 출시했다고 7일 밝혔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상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업무 편의 향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U+통화매니저는 매장에 걸려온 문의·상담 전화에 대한 정보를 연동된 PC로 확인시켜주는 서비스다. 과거 통화 이력 및 문의·상담 내용 등을 한 눈에 보여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 상담·문의가 빈번한 병원이나 학원, 회계·세무·변호사 사무실 등은 이 서비스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마했다.LG유플러스는 서버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구현해 안전성을 높였다. 사업장 내 네트워크 환경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PC가 꺼지더라도 24시간 통화 이력 및 예약 기능을 관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도 자동으로 이뤄진다.다양한 편의기능도 탑재됐다. U+통화매니저는 상담 내용에 저장할 수 있는 ‘녹취 기능’과 다수의 상담사가 함께 통화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회의 통화’ 기능을 제공한다. 여러 고객에게 한 번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문자 일괄전송’ 기능과 ‘주소록 관리’ 등도 제공한다.U=통화매니저는 효율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끔 돕는다. 사내 모든 통화 이력은 물론, 번호 별 통화 이력과 유형 별 통화 내역 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소사업자는 통계 기능을 활용해 반복되는 고객 불만 사항 및 개선점을 확인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서비스 이용료는 월 3300원이다. U+기업인터넷전화(자유통화 6이상 요금제)와 결합 시 월 2200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녹취 보관기간과 건수에 따라 월 최소 2200원의 추가요금이 부과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서비스 개편을 맞아 오는 8월까지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1개월 무료 이용 혜택도 제공한다”고 귀띔했다.LG유플러스는 향후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추가하고, 경쟁력 있는 외부 서비스와 연동을 지원해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김현민 LG유플러스 SOHO사업담당은 “U+통화매니저는 합리적인 요금으로 편리한 통화기능과 안정적인 녹취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별화된 통계 기능이 최대 강점”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중소사업자의 업무 편의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통신업계 '만년 3위'던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섰다. 사상 처음 SK텔레콤을 제친 것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다. 또한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유치 가능성을 높이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에서도 통신3사 중 앞서가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지역 콘텐츠를 강화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협력을 대폭 늘려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LG유플러스, 알뜰폰 가입자 SK텔레콤 제치고 2위 등극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서 지난 4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KT 망 사용업체가 502만4313명, LG유플러스 망 사용업체 223만2002명, SKT 망 사용업체 219만4395명을 기록했다.전월 대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만8116명, 7만7508명 증가했지만 SK텔레콤은 1만7426명 감소했다. 정부 공식 통계에서 LG유플러스가 2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018년 12월 43.8%에 달했던 SK텔레콤의 알뜰폰 망사용 점유율은 28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4월 23.2%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감소분을 대부분 LG유플러스가 가져왔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9.7%에서 23.6%로 꾸준히 높아졌다.업계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알뜰폰을 적극 공략했지만 SK텔레콤은 매년 정부와 도매대가를 협상해야 하는 알뜰폰 망 의무제공 사업자로서 마땅한 방어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등 2곳을 알뜰폰 자회사를 운영하는 데 비해 SK텔레콤은 SK텔링크 1곳만 있는 것도 역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LG유플러스의 약진은 비(非)통신 부문에서도 두드러진다.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협상 중으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 국내 유치전에서 LG유플러스가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LG유플러스는 앞선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제휴 2년 만에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가 20% 증가하는 효과를 누린 바 있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맹추격하는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도 성공한다면 IPTV 시장에서 상당한 추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지역콘텐츠 투자 '속도전'지역 콘텐츠 투자 역시 눈여겨 볼 대목. LG유플러스 자회사 LG헬로비전은 최근 지역채널 콘텐츠 투자를 연간 400억원으로 확대하고 지역채널 콘텐츠를 혁신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LG헬로비전 출범 전과 비교해 약 2배 규모다.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와 더라이프 채널 등 LG그룹 계열사와의 공동 제작으로 콘텐츠 규모를 키운다. 우선 채널 디스커버리, 얼반웍스, 컨텐츠랩 비보 등 전문 제작 역량을 갖춘 국내 제작사와 협업해 지역채널에서 볼 수 없었던 대형 콘텐츠를 만든다.이렇게 제작한 신규 콘텐츠는 LG유플러스 'U+ 모바일tv', 미디어로그 '더라이프' 채널에서도 접할 수 있다. 해외 채널 사업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를 통한 수출도 모색한다.강명신 LG헬로비전커뮤니티사업그룹장은 "케이블TV 지역채널과 로컬 기반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은 다른 미디어 사업자들이 갖지 못한 우리만의 무기"라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플랫폼 경쟁력을 이끄는 킬러 콘텐츠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알뜰폰 시장 지위를 굳히기 위해 'U+알뜰폰 파트너스 2.0' 프로그램을 선보여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연대를 강화한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U+알뜰폰 파트너스 1.0'을 선보이며 중소 알뜰폰을 위한 지원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시행 1년여 만에 파트너스 참여사의 누적 가입자는 192%, 월 신규 실적은 200% 뛰었다.U+알뜰폰 파트너스 2.0 프로그램은 알뜰폰 사업자의 후불 가입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이용객 혜택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트너스 참여 알뜰폰 사업자에게 무상 데이터를 증정하고 KB국민카드와 제휴해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를 선보인다. 또 네이버페이·GS25·올리브영과 손잡고 2년간 총 12만원 상당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상품'도 내놓는다.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고질적 고민인 부족한 이용객 지원 채널 지원, 단말 수급도 돕는다. 현재 파트너스 참여사 중 5곳이 지원하는 '셀프 개통'도 연내 1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또 주기적으로 망 도매대가를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일부 데이터 요금제의 도매 요율을 전년 대비 최대 8% 인하했다. 종량제로 제공하는 음성통화 도매대가 요율은 전년 대비 41% 낮췄다.강진욱 LG유플러스 알뜰폰(MVNO)사업담당은 "알뜰폰으로 망 도매대가 매출도 늘리고 네트워크 운영 비용도 나누면서 약점(고객 수)을 보완하고 있다"며 "작년 대비 망 도매대가 올해 매출이 700억원 증가해 이동통신3사 중 증가율이 가장 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LG유플러스 호실적 연중 지속 전망"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른 대형작 부재로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IPTV 가입자 순증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LG헬로비전의 높은 영업이익이 LG유플러스의 어닝서프라이즈에 기여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LG유플러스는 향후 3년간 가파른 이익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고 메타버스 시대로 진입하면서 통신주의 확장 국면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 역시 "IPTV 가입자 증가로 올 1분기부터 시작된 LG유플러스의 호실적은 연중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업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회사"라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디즈니가 시장조사를 굉장히 많이 했을 텐데 LG유플러스와와의 협력이 가장 근접했다는 건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