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티지랩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의 핵심 기술인 지질나노입자(LNP)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반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가장 예방율이 높다고 알려진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mRNA 백신이다.
mRNA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불안정한 mRNA가 체내에서 오래 버틸 수 있게 하는 '캡핑' 기술, mRNA를 안전하게 세포 안까지 전달할 수 있는 LNP 기술 , mRNA를 LNP에 균일하게 봉입해 대량으로 양산할 수 있는 '캡슐화' 기술이다.
현재 국내 유수의 연구진이 캡핑 기술과 LNP 제조 기술은 확보한 상황이다. 그러나 고효율의 LNP 캡슐화 기술과 이를 양산할 수 있는 제조기술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인벤티지랩은 기존에 개발하던 미세유체(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을 이용해 LNP 대량생산 시스템이 가능한 기반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은 나노미터(nm) 단위의 미세유체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mRNA나 LNP와 같이 미세한 물질을 다루는 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LNP 안에 mRNA를 균일하게 넣어주기 위해서는 이런 나노 단위의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인벤티지랩이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RNA 지질나노입자(LNP)의 모습이다. 구형의 입자 형태를 띄고 있으며 내부 구조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벤티지랩 제공.인벤티지랩은 150nm의 RNA가 들어간 LNP 입자 생산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균일한 크기를 확보하고, 표적 RNA의 캡슐화를 최대 98%까지 성공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 이렇게 제조한 LNP 입자를 극저온투과전자현미경(Cryo-TEM)으로 촬영한 결과, 일정한 구형의 입자 및 안정적인 내부 구조 유지를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관련 기업들과 적극적인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mRNA LNP 대량생산 시스템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온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c-MET' 저해제 기반 항암 신약후보물질 ‘ABN401’의 한국·호주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에이비온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용량 증량 시험을 진행한 결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ABN401의 효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유효 약물농도 구간 모두에서 안전성 자료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회사 관계자는 “ABN401은 유효 약물농도 구간에서 약물과 관련된 3등급 이상의 이상 반응이 전무했다”며 “안전성에 강점을 갖춘 글로벌 항암신약의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현재 승인받은 c-MET 저해제 기반 치료제의 경우,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 평가에서 3등급 이상의 이상 반응이 다수 발생했다는 것이다. 경쟁 약물 대비 뛰어난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 투여 시에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ABN401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했다.에이비온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장기간 약물을 복용 중인 사례도 공개했다. 향후 발표할 유효성 평가 결과도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현재 에이비온은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키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환자 사례를 확인했고, 유효 약물 농도를 확정한 상황이다. 연내 임상 2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c-MET 저해제는 간세포성장인자로 인해 유발되는 암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다. 최근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저해제가 극복하지 못한 내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연간 약 170만명 환자가 나오는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c-MET 저해제의 단독 또는 병용 치료가 요구되는 환자 수는 매년 25만명 이상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타그리소처럼 상용화된 EGFR 표적치료제의 내성을 해결하기 위한 병용요법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독성 문제로 인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병용 임상 데이터가 부재하다”며 “단독·병용 치료 시장을 모두를 목표하는 가운데, 탁월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해외 제약사와 대규모 임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는 바이오 베라티브로부터 롤론티스와 관련해 3건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당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바이오 베라티브는 지난달 28일에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롤론티스의 사용 및 판매는 바이오 베라티브가 소유한 3개의 특허를 침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바이오 베라티브는 금액을 특정하지 않은 피해 및 명령적 구제(injunctive relief)을 모색하고 있다.스펙트럼은 롤론티스의 제조와 사용 및 판매가 바이오 베라티브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 중이다. 한미약품과 함께 계약 조건에 따라 롤론티스의 개발 및 상용화 권리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2012년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롤론티스의 한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세계 권리를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롤론티스에 대한 시판허가를 심사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론티스의 FDA 허가가 임박한 것으로 판단한 바이오베라티브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미와 스펙트럼은 이 회사의 이러한 움직임을 인지하고 오래 전부터 면밀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박인혁 기자
[비즈니스 포커스]한국 제약·바이오업계가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반려’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하는 짝이나 친구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결혼한 ‘예쁜 남의 자식’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고 의미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이가 늘고 있다. 미혼 1인 가구에도 반려동물은 애인과 같은 존재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사람의 건강을 책임져 온 우리가 나서면 다르다’며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반려동물 ‘건기식’도 신사업으로유한양행은 5월 11일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 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 치료제 ‘제다큐어(성분명 크리스데살라진)’를 출시했다.한국 매출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한국 동물 의약품 생산 1호 기업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유한양행은 1962년 동물용 구충제인 ‘PC과립’과 ‘PC액’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윌로벳피씨액’으로 이름을 바꿔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현재 35개의 축산 의약품과 7개의 수산 의약품을 취급하고 있다. 반려동물 사료 등 46개 애완 전용 품목도 판매 중이다. 제다큐어를 통해 반려견 치료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제다큐어는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반려견 CDS 치료용 의약품이다. 지난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CDS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증상이 비슷하다. CDS를 앓는 반려견은 배변 실수는 물론 한밤중에 이유 없는 짖음 등의 행동을 보여 보호자와의 반려 관계에 영향을 준다.유한양행 관계자는 “제다큐어의 주성분인 ‘크리스데살라진’을 알츠하이머 치매 동물 모델에 투여하면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뇌신경 세포 사멸이 유의적으로 줄고 인지 기능이 개선된다”고 말했다.유한양행은 제다큐어 출시를 맞아 ‘반려동물 전용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으로 헬스케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다큐어는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의 처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반려견을 사람으로 치면 해당 제품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인 셈이다.경보제약도 동물 의약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보제약은 종근당홀딩스의 자회사다. 이 회사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제품 브랜드 ‘르뽀떼’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필름형 구강 관리 제품 ‘이바네착’을 출시했다. 더 나아가 반려동물용 안구 건조증 치료제와 아토피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종근당의 원료 의약품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는 반려동물 전용 건기식 브랜드 ‘라비벳’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반려견 등 반려동물의 장 건강은 물론 피부·관절·구강 건강을 케어하는 파우더 타입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3종을 각각 선보이고 있다.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장 건강은 물론 신장 기능 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기식 제품을 오는 8월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보령제약의 자회사인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반려묘 영양제 브랜드 ‘후시펫’을 앞세워 반려동물 건기식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프로바이오틱스는 물론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 유산균의 대사 산물인 포스트바이오틱스 등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글루코사민을 함유해 반려묘의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등 반려묘 영양제 3종을 선보이고 있다.동국제약도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동국제약은 3월 19일 정기 주주 총회에서 ‘동물용 의약품 제조·수입 및 판매업’을 신규 사업에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구체적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며 “반려동물 의약품을 단순 도입해 판매하기보다는 직접 개발하는 쪽에 초점을 맞출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피 한 방울’로 건강 검진 가능최근 들어선 정밀 의료 진단 기업들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피 한 방울’로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전용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부터다.GC녹십자랩셀은 최근 동물 진단 검사 전문 업체 ‘그린벳’을 설립했다. 그린벳은 박수원 전 한국임상수의학회 이사 등 수의사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전용 검진 센터를 만들었다. 반려동물 전용 백신과 진단 키트, 의약품, 특수 사료 등의 분야에서 직접 개발은 물론 전문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GC녹십자랩셀의 첫째 반려동물 사업인 진단 검사 항목은 GC녹십자의료재단이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기존 방식과 비슷한 형식이다. 보호자가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건강 검진 등의 검사를 하면 GC녹십자랩셀 바이오 물류 체인을 활용해 검체(피)를 운송, 그린벳으로 수거하는 방식이다. 그린벳은 분석 장비로 해당 검체의 검사 결과 값을 도출해 동물병원에 최종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후 동물병원이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검사 결과를 직접 알리는 형태다. 검사 대상 항목은 알레르기와 종양 등 150여 개다. 검사 비용은 종합 검사 기준 5만원 선이다.유전체 바이오 기업들은 사람 대상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반려동물로 연관 지어 눈길을 끈다. 반려동물의 유전체를 분석해 유전적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다.유전체 분석 전문 기업 마크로젠은 반려동물 전용 유전 정보 검사 서비스 ‘마이펫진’을 선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의 DNA 분석을 통해 고유한 유전자 정보, 혈연 관계, 유전 질병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테라젠바이오도 지난해 8월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서비스 ‘어헤드진’을 출시했다.이들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계기로 동물병원이 아닌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검사받을 수 있는 형태로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집으로 반려동물 DNA 샘플 채취 키트(면봉 등)가 발송된다. 키트로 반려동물의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하고 모근을 동봉해 반송하는 식이다. 반려동물의 잇몸과 볼 사이에 면봉을 넣고 10여 회 문지른 후 공기 중에 20초 정도 흔들어 말려 키트에 동봉해 보내면 된다. 가격은 10만원 내외다.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반려동물 유전체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특정 질병에 대한 취약성을 예측하고 식단이나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최은석 기자의 다른 기사가 궁금하다면 본 문단을 클릭한 후 기자 페이지에서 ‘구독’을 눌러 주세요. 증권, 제약·바이오, 철강, 조선 업종 등에서 나오는 재테크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