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대표 "신약개발 전력투구"
이중항체 치료제 국내 선두주자
올해 美 2건, 국내 1건 1상 승인

"내년 신약 후보물질 3종 임상 추가"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장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개발 중인 항암제를 소개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개발 중인 항암제를 소개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항암제 임상에 속도를 높인다. 현재 임상 1상을 마무리한 신약 후보물질과 별도로 올해에만 3건의 임상을 시작하고 내년에도 3건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2016년 창업 후 지금까지는 이중항체 플랫폼 마련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신약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중항체 신약 美 임상 개시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항체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약물(항원)을 붙이는 기술이다. 한쪽에는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약물을, 다른 한쪽에는 암세포에만 달라붙도록 하는 물질을 붙여 암세포 유도 기능이 담긴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이중항체 후보물질 2종에 대해 미국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국내 첫 사례다. 이들 이중항체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에 있는 ‘4-1BB’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4-1BB는 특정한 자극을 받으면 T세포를 활성화해 이들 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정상 세포도 공격하는 부작용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

에이비엘 "올해만 항암제 3건 임상 돌입"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의 다른 한쪽 끝에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물질을 부착해 독성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1월 4-1BB와 PD-L1을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이중항체 치료제인 ‘ABL503’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PD-L1은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암세포를 정상 세포인 것처럼 위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 대표는 “첫 환자 투약 절차를 밟고 있고 두 번째 투약 환자 선정도 마쳤다”며 “ABL503이 개발되면 기존 PD-L1 타깃 치료제보다 적용 가능한 암 환자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임상 3건 추가 목표”
‘ABL111’도 6월 미국 임상 1상을 위한 첫 투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이중항체는 한쪽 끝엔 4-1BB를, 다른 쪽 끝엔 ‘클라우딘18.2’라는 단백질을 겨냥하는 물질을 부착했다. 클라우딘18.2는 췌장암과 위암에서 많이 발현돼 차세대 항암제 표적으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이 클라우딘18.2를 겨냥하는 단독항체로 임상 3상을, 중국 카스젠이 클라우딘18.2 대상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로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와 클라우딘18.2를 동시 표적으로 삼는 방식으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5월 국내에서 또 다른 이중항체 치료제인 ‘ABL501’로도 임상 1상 IND를 신청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로 뇌질환 정복에도 도전하고 있다. 뇌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선 외부물질 침입을 방어하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약물이 필요하다. 이 회사는 BBB에서 많이 발현하는 수용체를 겨냥하는 ‘ABL301’의 임상 1상을 내년 6~7월 시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임상에서 기존 약물보다 BBB 투과율이 13배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며 “BBB를 투과할 수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리보핵산(RNA), 펩타이드 등 약물을 항체에 붙여 다양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겠다”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등 후보물질 3종도 내년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암세포 주변에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이중항체 기술, BBB 투과에 초점을 둔 이중항체 기술은 이미 완성 단계”라며 “앞으로는 임상 결과, 기술이전 등을 통해 가시화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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