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고도성장의 그늘…민낯 드러내는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인터넷 업계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작년 '코로나 특수'를 타고 쾌속 성장을 거듭하며 내로라하는 기존 재벌을 제치고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덩치만 컸을 뿐 아니라 '취업하고 싶은 기업' 같은 조사에서 늘 상위권에 올라가는 등 밖에서도 좋게 봤다.

그러나 화려한 외양에 가려졌던 내부의 민낯이 요즘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두 회사는 올 초부터 이른바 '성과급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역대급 실적을 올렸고 몇몇 임원들은 파격적 보상을 받았지만, 일반 직원에게 돌아가는 몫은 훨씬 박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뒤늦게나마 주식 보상 등으로 달래기에 나섰지만, 구성원 사이에서 한 번 싹 튼 불신과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좋은 줄로 알았던 '워라밸'과 기업 문화도 무너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인터넷·플랫폼 산업의 특성상 1위가 시장을 독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호황 속에 사업을 전방위로 확장하면서 구성원들이 성과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는 최근 사내에 "경쟁 플랫폼들에서 매일매일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행 중인 업무 외에 추가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야 하고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크루들은 이중삼중의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휴가철에 가족들과 휴가 계획을 세울 여유도 없는 경우가 많다"라고 썼다.

[위클리 스마트] 고도성장의 그늘…민낯 드러내는 네이버와 카카오
최근 네이버의 한 직원이 비극적 결말로 내몰린 배경에도 '경쟁사보다 먼저', '무조건 1위 달성'이라는 압박이 있었다는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이해진과 김범수라는 창업자의 절대적 영향력과 그들의 친소 관계 위주로 돌아가는 인사 또한 내부에서 쌓이는 불만이다.

정보기술(IT) 업종은 최첨단 기술, 미래적이라는 인식과 달리 노사 문제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시스템통합(SI) 업계는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구조, 고객사 '갑질' 등이 망라된 원조 격이다.

소위 '차세대'로 불리는 고객사 프로젝트를 한번 시작하면 애꿎은 직원들이 우수수 희생되곤 했고 이는 사회적 문제로 여러 번 조명된 바 있다.

게임업계 역시 '크런치 모드(강도 높은 마무리 근무 체제)'로 대표되는 혹사 논란에 몸살을 겪은 끝에 포괄임금제 폐지와 직원 보상 강화 등 해법을 도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제 변곡점을 맞고 있는 것 같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최근 사건과 관련해 "사외 이사진에게 의뢰해 외부 기관 등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받는 과정을 갖겠다"며 "그에 따라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지금까지 비판에 맞닥뜨릴 때마다 써온 '외부 위원회 신설' 같은 면피성 해법으론 안팎의 소요를 잠재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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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