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카카오VX가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구현한 가상의 골프코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과 카카오VX가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구현한 가상의 골프코스. /SK텔레콤 제공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18번홀 그린. 역전 버디 퍼트를 앞둔 프로 골퍼와 홀 사이에 하얀 그래픽 선이 그려진다. 인공지능(AI)이 골프 공이 굴러갈 방향을 예측한 퍼팅라인이다. AI의 예측이 실제로도 맞아떨어질까.

SK텔레콤과 카카오VX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아우르는 ‘메타버스(Metaverse)’ 솔루션을 골프 TV 중계에 처음 활용한다고 20일 발표했다. 다음달 10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 2021’ 대회가 첫 시험 무대다. 메타버스를 골프 중계에 접목한 국내 최초 시도다.

대회 주관사인 SK텔레콤이 선수별 데이터를 제공하고, 카카오VX는 이를 그래픽으로 만들어 3차원(3D) 코스에 보여준다. 스크린골프 애호가에게 익숙한 가상 골프 코스 모습과 비슷하다.

AI로 분석한 데이터도 활용한다. 골프공 낙하 지점, 궤적, 비거리, 남은 거리, 샷 분포도 등을 생방송 TV 중계 화면에서 경기 모습과 동시에 볼 수 있다. 선수의 스윙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자세히 보여주고, 샷 궤적은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그래픽으로 재현한다. 화질개선·프레임 확장기술인 ‘슈퍼노바’를 접목했다. AI가 선수의 스윙 동작을 네 배 느린 슬로모션으로 변환해 초고속 카메라로도 촬영하지 못하는 선수의 스윙 움직임까지 자세히 볼 수 있다.

메타버스 중계는 7번, 13번, 18번 등 3개 홀에 적용한다. 이들 3개 홀을 비롯한 전체 코스에선 그린에서 나누는 캐디와 선수의 ‘전략 회의’를 생생히 들을 수 있다. AI 오디오 분리기술로 골프 코스 내 바람소리 등 잡음을 제거해 현장 목소리를 살렸다. SK텔레콤은 대회 주요 장면 영상을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와 모바일 Btv를 통해서도 제공할 예정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