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MO Insight 「케이스스터디」

청소연구소, ‘신뢰’ 마케팅으로 매월 역대급 성장
청소전문가의 표준화된 서비스로 고객 신뢰 얻어
매니저(가사도우미) 건강↑ 서비스 수준↑
“집안일, 남에게 믿고 맡길 수 있으세요?”

“맞벌이 부부라 너무 바쁜데 퇴근하고 오니 집이 반짝반짝해요”

“청소의 신에게 안심하고 집을 맡길 수 있어서 좋아요”

청소 O2O 서비스 기업 청소연구소의 고객들이 남긴 리뷰다. 워킹맘, 맞벌이 부부처럼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 청소, 빨래, 설거지 같은 밀린 집안일을 대신 해준 가사도우미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 하는 내용이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청소연구소는 가사도우미 매칭앱들 가운데 후발주자다. 하지만 청소 건수, 가입 매니저(가사도우미) 수, 앱 다운로드 수 등에서 확실한 1위에 올랐다.

송유나 청소연구소 마케팅팀장은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의 후기가 많이 쌓이고 매월 역대급 기록을 세우는 성장 지표를 보면서 1위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매출을 의미하는 청소 건수는 매월 20%씩 성장하고 있다”며 “네이버에서 가사도우미 보다 청소연구소의 검색량이 2배 정도 많다”고 덧붙였다.

1위의 비결은 고객과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신뢰’ 마케팅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집안일을 맡기기를 꺼려하는 고객들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매니저 교육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이와 함께 매니저들이 회사(청소연구소)를 믿고 일할 수 있게 그들을 이해하고 지원함으로써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유도한 전략이 1위 도약의 동력이 됐다.

상황 1 집안일 믿고 맡길 수 있나
도전 1 전문가의 표준화된 서비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모르는 사람이 집안일을 하러 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집안일을 남에게 맡기는 것에 대해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지저분해서 청소 서비스를 받으려는 것이긴 해도 지저분한 집을 보여주는 게 창피하다는 사람도 많다.

청소연구소는 이런 이유들로 꺼려하는 고객들을 설득하기 위해 ‘전문가의 표준화된 서비스’를 마케팅 소구 포인트로 활용했다. 그냥 가사도우미가 아니라 엄격한 선발과정과 체계적인 교육을 거친 청소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소연구소의 매니저로 등록하려면 신원 확인과 건강 검진을 통과해야 하고 인성 면접도 거쳐야 한다. 이렇게 선발된 매니저는 청소연구소의 전문 강사들로부터 서비스 실행 방법을 교육받는다.

송유나 팀장은 “매니저들은 교육받은 내용을 업무 매뉴얼에 따라 수행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선 표준화된 서비스를 믿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소연구소에 등록된 매니저는 3만3000명에 달한다. 모두 여성이고 평균 연령은 54세다. 매니저 중 약 15%는 중국 교포인데 한국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영주권자들이다.

송 팀장은 “고객들에게 청소연구소 브랜드의 전문성과 신뢰감을 전달하기 위해 하늘색 앞치마를 입은 매니저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내부적으론 브랜드에 사용한 하늘색을 ‘청연 블루’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상황 2 핵심 타깃 고객을 찾아라
도전 2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 적극 활용
청소연구소는 다른 기업들처럼 일반적인 앱 마케팅 방법을 두루 사용한다. 그런 방법들에 더해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를 마케팅 채널로 선택했다.

처음엔 서울 경기 지역에서 시험삼아 조금만 진행했다. 시험 운영 결과, 다른 퍼포먼스 마케팅 채널보다 타깃 고객 접근에서 효율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현재 아파트 엘리베이터 5만여대에서 광고를 진행중이다.

송 팀장은 “엘리베이터 광고 효과 측정을 위해 광고 영상에 쿠폰코드를 넣었더니 다른 채널에 비해 쿠폰 쓰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며 “비용 대비 전환율(실제 고객이 되는 비율)과 정기서비스 이용 비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올 3월엔 홈쇼핑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한 홈쇼핑의 여행상품 담당 MD가 청소연구소에 방송을 하자고 제안해왔다. 쇼호스트의 메시지로 신규 고객을 창출해보자는 판단으로 방송 진행을 결정했다.

예상 보다 성과가 좋았다. 엘리베이터 광고와 SNS 광고를 봤던 사람들이 쇼호스트의 설명을 듣고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서비스가 아직 안 되는 지역의 고객들이 전화로 서비스 시작 시기를 많이 문의했다.

청소연구소의 핵심 고객은 7세 이하 영유아가 있는 20평대 후반에서 30평대 초반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다. 원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고객 비중도 꾸준히 늘어 30%에 달한다.

송 팀장은 “청소할 시간의 소중함을 알리고 그 시간을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용하라는 메시지에 많은 고객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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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3 매니저를 이해하라
도전 3 매니저 건강↑ 서비스 수준↑
청소연구소 연현주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매니저 체험을 한다. 실제 고객 집에서 매니저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매니저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송 팀장은 “고객이 경험하는 서비스를 수행하는 분들이 매니저이기 때문에 그 분들의 업무 환경을 직접 몸으로 이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매니저의 컨디션과 건강이 좋아야 좋은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매니저를 챙기는데도 적극적이다. 송 팀장은 “다른 곳보다 시급을 더 드리려는 방침이고 여름엔 손선풍기와 텀블러, 명절엔 홍삼을 선물한다”며 “겨울엔 독감 예방접종을 지원해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매니저가 고객 집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물품 파손 등의 사고를 배상하기 위해 보험도 준비했다. 매니저 입장에선 남의 집에 가서 일할 때 회사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매니저 모집을 마케팅팀이 맡고 있다. 송 팀장은 “고객 마케팅과 매니저 마케팅을 함께 하고 있다”며 “양쪽의 니즈를 잘 파악해 중간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빈 집에서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비율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80% 증가했다. 매니저에게 자신의 집을 믿고 맡기는 고객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매니저 매칭 완료, 매니저 이동, 서비스 진행중, 서비스 완료 등 총 4단계 알림 메시지를 받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고객 신뢰에 도움을 주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이 다른 사람에게 서비스를 선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쏟아냈다. 이에 지난달말 청소이용권 선물하기 기능을 새로 선보였다.

서비스를 실행하는 매니저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그들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그런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보이는 ‘신뢰의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고객만족 최우선 점포!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으로!” 우리가 은행, 슈퍼마켓 등의 점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마케팅 현수막 문구들이다. 마케팅 현장에서는 이처럼 늘 고객만족을 강조한다. 그런데, 사실 마케팅에서 고객만족은 최종 도착지가 아니라 ‘첫 출발점’일 뿐이다. 모든 기업은 단순한 만족을 넘어 고객과 더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 때 등장하는 마케팅 개념이 바로 “신뢰(Trust)” 이다. 일반적으로 고객 관계마케팅(Customer Relationship Marketing)은 “(1)만족-(2)신뢰-(3)몰입-(4)이탈관리”의 단계적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과 더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신뢰의 학문적 정의는 보통 ‘거래 상대방의 정직성, 진정성에 대한 믿음, 혹은 그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 등을 포함한다.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 ‘기업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고객을 위해 행동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고객의 믿음 정도’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고객에게 신뢰를 전달하겠다는 뜬구름 잡기식 목표만으로는 진정한 신뢰를 형성할 수 없다.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마케터는 고객이 신뢰를 느끼는 대상이 ‘기업’인지, 아니면 실제 서비스 전달하는 ‘직원’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또한, 고객의 신뢰를 구성하는 세부적 차원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신뢰를 구성하는 차원은 (1)역량(Competency: 전문적인 기술, 지식, 능력, 장기적 제품 능력), (2)배려(Benevolence: 이익과는 무관한 부분에서의 이타적 행위), (3)원칙(Integrity: 정직, 공정성, 계약의 성실한 이행, 책임의식)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연구소의 경우,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청소연구소라는 브랜드와 실제 서비스 전달자인 매니저에 대한 신뢰가 모두 특별히 중요하다. 청소연구소는 이를 파악하여 매니저 선발 과정, 서비스 교육, 표준화된 서비스 전달 등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매니저의 건강과 컨디션을 먼저 챙기고자 노력하는 청소연구소의 내부마케팅 전략도 인상적이다. 기업이 매니저에게 먼저 신뢰를 보이는 것은 결국 매니저의 업무 만족을 이끌어 내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고객의 신뢰 형성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더 고려할 점은 고객 관계 발전 정도에 따라 중요한 신뢰의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 관계 형성 “초기”에는 역량, 원칙과 같은 인지적인 측면의 신뢰가 매우 중요한 반면, “후기” 단계에는 배려와 같은 감정적인 측면의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청소연구소 역시 다양한 고객 관계 단계별로 어떤 신뢰를 형성할 지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된 이후에는 관계마케팅의 다음 단계인 ‘몰입’을 유도하는 전략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시장 거래에서 소비자가 갖는 신뢰는 그 대상에 따라 상품(서비스) 및 사업자에 대한 신뢰와 통제 기제에 대한 신뢰로 구분된다.

통제 기제에 대한 신뢰는 정부 기관과 정부 규제, 시장 및 사회 제도 등에 대한 신뢰를 가리킨다.

‘저(低)신뢰 사회’ 미국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95년 한국을 이렇게 규정했다.

수 십 년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지적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신뢰 수준이 낮아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

사례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은 아니다.

이 글의 관심은 상품(서비스) 및 사업자에 대한 소비자 신뢰이며 청소연구소의 ‘신뢰 마케팅’을 계기로 마케터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소비자 신뢰’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소비자 신뢰는 일반적인 소비자구매의사결정 단계인 문제인식, 정보탐색, 대안평가, 구매, 구매 후 평가 가운데 대안평가에서 중요하다.

소비자가 대안을 평가하면서 상품(서비스) 및 사업자의 여러 속성을 고려하게 되는데 그 속성 중 하나가 신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비자는 해당 상품(서비스) 및 사업자가 자신과 거래하기에 필요한 능력, 선의, 성실, 정직 등의 요건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소비자 신뢰다.

이것을 청소연구소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①능력: 이 사업자(청소연구소)는 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전문성과 자원을 갖고 있을 것이다. ②선의: 이 사업자(청소연구소)는 나같은 소비자에게 최대한 이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③정직: 이 사업자(청소연구소)는 소비자에게 정직할 것이다. ④성실: 이 사업자(청소연구소)는 소비자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다.

위의 네 가지 항목에 대해 가능한 많은 소비자가 강한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것은 기업과 마케터의 몫이다.

청소연구소는 매니저(가사도우미) 선발 및 교육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청소 전문가가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믿음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그 덕분에 청소연구소의 능력, 선의, 정직, 성실 등을 신뢰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여기서 마케터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서비스 실패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청소연구소 같은 서비스 제공 기업들에서는 서비스 제공자(매니저, 가사도우미)의 실수 등으로 서비스 실패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서비스 실패를 어떻게 인정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시킬지에 대한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서비스 실패 후 그것을 인정하는 방식과 보상하는 방식에 따라 소비자의 감정적, 인지적 신뢰가 회복되는 양상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펀드상품을 은행에서 가입하는 경우, 많은 소비자들은 이를 예·적금 상품처럼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뢰에 기반해 영업한다고 믿는 은행에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부실판매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소비자들은 판매자가 은행이라는 사실에서 더 실망하고 분노한다. 이 또한 이유는 간단하다. 신뢰에 기반해 영업한다고 믿었던 은행이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교훈은 잘못된 믿음은 더 큰 손해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소비자 접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니저’와 청소연구소를 동일시한다. 매니저의 서비스 실패는 곧 청소연구소에 대한 불신으로 돌아온다.

소비자 만큼 청소연구소의 또 다른 중요 고객은 ‘매니저’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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