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과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완료
HK이노엔, 케이캡 약가 지키고 환급금 낸다…"글로벌 진출 고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내달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급제 적용 대상이 될 예정이다.

13일 HK이노엔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말 건보공단과의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을 마쳤다. 협상을 개시한지 6개월여 만이다. 건보공단은 지난 7일 협상 완료 약제에 ‘케이캡정50mg’을 등록했다.

사용량-약가 연동협상은 사용량이 급증해 보험급여 청구액이 일정수준을 초과한 약제에 대해 건보공단이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약값을 인하하는 제도다. 신약약가 협상 당시 건보공단과 제약사가 합의했던 예상청구금액보다 30% 이상 증가한 경우, 전년도 청구액이 60% 이상 늘거나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등이 해당된다. 약값 인하를 통해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고, 제약사는 사용량을 지키거나 늘릴 수 있다.

2019년 3월 출시된 케이캡정은 지난해 2분기 건보공단의 점검(모니터링) 대상 약제에 지정됐다. HK이노엔과 건보공단은 작년 10월 사용량 협상을 개시했지만 약가 인하폭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됐다. 이후 지난달 말 재협상을 진행해 합의점을 찾았다.

협상 결과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약가를 인하하지 않는 대신, 환급제를 적용받기로 했다. 공단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허가받았거나 국내에서 전(全) 공정 생산하는 경우, 허가를 위한 임상을 국내에서 수행한 경우, 연간 의약품 매출 중 연구개발 투자비율이 혁신형 제약기업의 평균 이상인 경우 등에 한해 공단과 협상해 환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약가를 낮추면서 사용량을 늘리기보다, 환급 금액을 내더라도 약가를 유지하는 방안을 택했다. 회사는 내달부터 건보공단에 환급액을 납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급액은 요양급여비용 총액에 환급률을 곱한 금액이다. 회사는 건보공단과 환급률에 대해서도 합의를 마쳤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판매한 케이캡에도 소급 적용된다.

이번 협상으로 HK이노엔은 케이캡의 기존 약가를 유지하게 됐다. 현재 케이캡 50mg의 표시가격은 1정당 1300원이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당시 국내에서 개발된 혁신신약인데다, 보건당국의 글로벌 진출 신약 평가를 충족해 비교적 높은 약가를 책정받았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환급금을 내면서도 기존 약가를 유지한 것은 해외 출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 시에는 국내 약가를 참조하기 때문에, 현재 약가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약가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과 건보공단에 내는 환급 비용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추산했다. 약가인하나 환급제 적용이나 금액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해외 진출을 고려한 결정인 것이다.

케이캡의 국내 공동판매(코프로모션)를 진행 중인 종근당(132,000 +0.76%)은 건보공단에 환급금을 내지 않는다. 환급제는 품목허가 제약사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은 환급제 시행 이후 종근당과 계약조건의 변동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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