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019년 9월 출시한 첫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5G'의 실구매가가 처음으로 40만원대로 떨어졌다.

2일 통신사업자연합회가 운영하는 단말기 지원금 조회 사이트 '스마트초이스'에 따르면 KT는 전날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의 출고가를 기존 170만5000원에서 121만원으로 50만원가량 크게 인하했다.

이로써 KT향 갤럭시 폴드의 실구매가는 40만원으로 떨어졌다. KT는 갤럭시 폴드의 모든 5G 요금제 구간에 동일하게 7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하고 있다. 공시지원금은 2년간 단말기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통신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여기에 유통망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10만5000원을 추가하면 소비자는 40만5000원의 가격으로 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폴드는 2019년 첫 출시 당시 출고가가 239만8000원이라는 이례적인 초고가로 책정됐다. 공시지원금도 이통사 최고가 요금제 기준 최대 19만원에 불과했다. 실구매가 역시 200만원에 달했다.

다만 이후 삼성전자가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Z플립, 갤럭시Z폴드2 등 후속 폴더블폰을 내놓자 이통 3사는 갤럭시 폴드의 출고가를 인하 및 공시지원금을 확대했다. 이날 기준 SKT와 LG유플러스의 갤럭시 폴드 출고가는 각각 150만400원, 170만5000원이다.

KT가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의 출고가를 또다시 인하한 건 재고 소진 및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중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출고가 가격 변동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협의 하에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2021년은 Z폴드, Z플립 라인업으로 폴더블 대세화, 대중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Z폴드는 대화면과 엔터테인먼트 경험, 생산성 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최대 3종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라인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VOC(고객의 소리)를 반영해 전작 대비 제품 기능과 폼팩터를 개선할 것이다"며 "글로벌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폴더블 에코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제품 완성도와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를 필두로 글로벌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시장 경쟁은 지속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폰 글로벌 출하량은 올해 560만대에서 내년 1720만대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기존 직사각형(바) 형태를 잇는 차세대 폼팩터(특정 기기형태)로의 가능성 자체는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폴더블폰을 내놓는 제조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폴더블폰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을 채택한 폴더블폰 신제품 '메이트 X2'를 선보였고, 샤오미는 지난 3월 약 171만원이라는 공격적인 출고가로 책정된 '미믹스 폴드'를 내놨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엔 구글과 중국 오포, 비보 등도 새롭게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그 어느 때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