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크레인은 10㎞ 밖에서도 조종 가능하다. 크레인이 작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골리앗 크레인은 10㎞ 밖에서도 조종 가능하다. 크레인이 작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자율주행 야드 트랙터, 인공지능(AI) 폐쇄회로TV(CCTV) 영상 분석,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드론 등 차세대 스마트항만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항만 사업 책임자인 서재용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상무)은 지난달 29일 부산항 신감만부두에 설치된 ‘원격제어 크레인’을 소개하며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이 크레인은 근로자가 높은 조종실에 올라갈 필요가 없는 일종의 ‘AI 무인 크레인’이다. 최대 10㎞ 거리의 관제센터에서도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원격제어 시스템에는 LG유플러스의 5G(5세대 이동통신)가 국내 항만 최초로 적용됐다.

원격제어 크레인엔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갖춘 5G가 필수다. 사업장 안전을 위해서다. 사람은 실제 동작과 영상으로 전송된 동작의 시간 차가 170㎳(밀리세컨드)를 넘어설 때 영상 전송 지연 현상을 감지한다. 5G 원격 조종 솔루션이 적용된 크레인 두 대의 지연 시간은 30~40㎳ 정도로, 이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크레인 안에는 8대의 카메라와 4대의 라이다(LiDAR) 센서가 설치돼 관제센터에 영상을 초고속으로 전송한다. 자율주행차나 AI 로봇이 작동하는 구조와 비슷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영상 중계 서버는 500㎳ 이상의 지연이 발생해 작업 지시와 장비 작동의 미스매치 위험성이 상존했다”며 “5G가 이런 위험을 해소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최대 40t에 달하는 컨테이너도 거뜬히 원격제어할 수 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향후 기술이 고도화하면 300㎞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도 크레인 조종이 가능해진다. 서울에서 부산항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에 있는 항만 전체를 스마트항만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와 부산항만은 원격제어 서비스로 안전 근무 환경과 작업 효율성 강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전용망과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을 바탕으로 지연 시간을 20㎳까지 줄이고 전송 속도는 두 배 이상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5G 스마트항만 구축 성공을 계기로 A(AI)·B(빅데이터)·C(클라우드)를 융합한 차세대 스마트항만 구축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서 상무는 “항만 외에 생산설비, 공장, 건설현장 등으로도 스마트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자동화 항만 시장 규모는 매년 25% 이상 성장해 2024년 52억7200만달러(약 5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부산=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