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웹툰·웹소설 등 ‘웹 콘텐츠’ 사업의 고삐를 강하게 틀어쥔다. 신사업 부문의 성장 잠재력을 입증한 올 1분기 실적이 바탕이다.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보상 체계도 강화한다.

핀테크, 커머스 등 신사업 확장

신사업 불붙은 네이버 "日 웹툰 1위 되찾겠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991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29.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다. 스톡옵션 등 주식보상비용 증가로 영업비용이 전년에 비해 40.3%(1조2102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1분기 네이버 실적을 견인한 것은 신사업 부문들이다.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부문 매출은 52.2% 증가한 2095억원으로 집계됐다. 외부 제휴처가 늘어난 덕분에 결제액이 증가했다. 1분기 넥슨, 삼성화재 등 대형 가맹점을 추가하며 온라인 제휴몰 수는 6만5000개로 1년 동안 31% 늘었다. 네이버페이 1분기 결제액은 56% 증가한 8조4000억원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와 MOU를 체결한 신세계, 이마트, 대한항공 등의 대형 파트너들과도 결제 분야에서 협력을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머스 부문 성장세도 뚜렷했다. 매출이 1년 전보다 40.3% 늘어난 3244억원을 기록했다. 중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네이버쇼핑 플랫폼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가 45만 개로 증가했다. 대기업이 들어오는 브랜드스토어에는 320여 개 업체가 입점했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6개월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콘텐츠 부문도 웹툰, 스노우, 브이 라이브 등이 고르게 선전한 덕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1308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클라우드 전환 수요가 폭발하면서 71.1% 증가한 8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웹툰 시장 1위 탈환”

네이버는 글로벌 웹툰·웹소설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네이버는 미국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에 204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 웹 콘텐츠 관련 자회사들을 아래에 두고 있는 콘텐츠 컨트롤타워다. 오는 5월에는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미리보기 등 네이버웹툰 수익모델을 적용한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왓패드 수익은 대부분 광고에서 나온다”며 “네이버 웹툰의 고도화한 수익모델을 이식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카카오재팬 픽코마에 뒤처지고 있는 라인망가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릴 예정이다. 일본 만화책을 디지털화해 출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소비에 최적화한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 에피소드 단위 연재 콘텐츠도 올해 하반기까지 지금의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CFO는 “라인망가 1위 탈환을 위해 콘텐츠와 사용성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재 확보를 위한 보상체계도 차별화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스톡그랜트(바로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 외에 더 많은 보상체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 대표는 “현시점은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 차원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우수 인재를 지키고 확보할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