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형성률↑, 올 가을 후추, 내년 토마토 실험재배
우주정거장서 핀 청경채 꽃에 벌 대신 붓으로 인공수분

지구 저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시험 재배하던 청경채에 꽃이 피어 벌 대신 그림용 붓으로 인공수분이 이뤄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우주비행사들은 이전에도 ISS에서 재배된 적이 있는 '초 난쟁이' 청경채('Extra Dwarf' pak choi)를 지난 2월 초순 채소 실험재배 장치인 '베지'(Veggie)에 심어 64일간 재배했다.

이는 ISS 채소 재배로는 기간이 가장 길었다.

청경채는 종자 번식을 위해 꽃이 피기 시작했으며, 자가 수분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한 끝에 완벽한 수분을 위해 그림 붓을 이용해 인공수분이 진행됐다.

그 결과, "높은 씨앗 형성률을 보았다"고 했다.

종자식물은 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옮겨붙는 수분(受粉)이 필요한데, ISS의 극미중력이나 약한 중력 상태에서 수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인공수분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NASA는 설명했다.

NASA는 올해 말 후추의 씨앗을 보내 자동화된 식물 재배 장치인 '첨단식물서식지'(APH)에 재배하고, 내년에는 난쟁이 토마토 재배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케네디우주센터의 우주 작물 재배 프로젝트 담당 과학자 매트 로메인은 "우주정거장에서 지속해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지구 저궤도를 넘어 이뤄질 미래의 우주탐사에 중요한 실증 사례가 된다"면서 "(ISS) 승무원들은 작물을 재배하고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식물들은 달에 장기간 상주할 때 추가 영양분을 제공하기 위해 보낼 수 있는 것들로, ISS와 달에서 알게 된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화성으로 가면서 이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청경채 재배와 인공수분 실험은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의 첫 유인 우주선을 타고 ISS에 도착한 '크루-1' 미션의 사령관 마이클 홉킨스가 진행했다.

그는 우주정거장 생활을 하면서 식물이 아주 감사한 "지구와의 연결 고리"였으며, '우주 정원사'로서 개인 시간까지 투입하며 열성을 보인 것도 이런 연결고리 때문이었다고 했다.

우주정거장서 핀 청경채 꽃에 벌 대신 붓으로 인공수분

초 난쟁이 청경채는 미국 중고생들이 ISS의 베지와 비슷한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수업 형태의 프로젝트인 '지구밖 재배'(GBE)를 통해 우주 작물로 추천됐으며, 앞서 이뤄진 두 차례의 재배 때는 이번만큼 싱싱하게 자라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ISS 우주비행사들은 수확한 청경채를 양념에 재워 토르티야에 넣어 먹은 것으로 NASA는 전했다.

우주비행사들은 다양한 음식으로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있지만 대부분 가공된 음식이다 보니 신선 채소는 매력적인 음식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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