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공급에 수요감소 전망됐지만
신속진단 제품 내놓으며 好실적

엑세스바이오, 영업이익률 81%
단가 높은 美시장 공략 주효
수젠텍도 약국공급용 제품 내놔
업계 "개도국 수요 늘어날 것"
서울 송파구에 있는 피씨엘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진단키트 실험을 하고 있다. 한경DB

서울 송파구에 있는 피씨엘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진단키트 실험을 하고 있다. 한경DB

‘영업이익률 81%.’

26일 공개된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 엑세스바이오의 1분기 실적에 증권가는 경악했다. 매출 2257억원에 영업이익이 무려 1819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97개(12월 결산법인 대상·연결 기준)의 영업이익률이 5.48%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엑세스바이오가 얼마나 돈을 잘 벌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듣도 보도 못한 영업이익률”이란 평가가 증권업계에서 나온 이유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으로 ‘반짝 특수’가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진단업계가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편의성을 앞세운 신속진단 제품을 내놓으면서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고 있다.
미국 시장 뚫고 매출 22배 껑충
엑세스바이오는 지난 1분기 매출(2257억원)이 전년 동기(101억원)보다 22배 늘었다. 지난해 1년 동안 거둔 매출(1218억원)의 두 배를 한 분기 만에 해치웠다.
반짝특수라던 진단키트 '제2 전성기' 맞았다

본사가 미국에 있는 점을 살려 발빠르게 미국 시장을 뚫은 게 주효했다. 검사 결과를 15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신속 항원진단키트로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이 덕분에 100억원 안팎이던 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 911억원으로 뛰었다.

미국 시장 진출은 엑세스바이오가 거둔 높은 영업이익률의 비밀이기도 하다. 미국 판매를 허가받은 제품은 더 비싸게 내놔도 팔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 개당 10달러 수준이던 신속 항원진단키트는 중국산 제품이 풀리면서 1달러대까지 떨어졌다”며 “하지만 FDA 허가를 받은 제품이 많지 않은 덕분에 미국에선 5달러 이상에도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엑세스바이오 코로나19 진단제품 매출의 65%는 미국에서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다른 진단 업체들도 앞다퉈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수젠텍은 이날 자가 사용이 가능한 신속 진단키트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 EUA를 획득했다. 약국에서 판매가 가능한 항체진단 제품이다. 대형병원에 공급하는 엑세스바이오 제품과는 결이 다르다. SD바이오센서, 바디텍메드, 피씨엘 등도 신속 항원진단키트로 미국 EUA를 신청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확진자 수 사상 최대…수요 계속될 것
업계에선 당분간 진단키트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세계 일일 확진자 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89만7836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에서만 이날 35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백신 공급이 늦어지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신속 진단이 가능한 항원·항체진단키트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서 자가진단이 가능한 신속 항원진단키트가 나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는 지난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EUA를 획득하고 국내 공급 준비에 들어갔다. 이들 회사는 각각 월 2000만여 회분의 신속 항원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다. SD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약국을 중심으로 초도 물량 300만 개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해외에는 타액(침)으로 진단 가능한 제품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디텍메드도 다음달 수출용 허가 획득을 목표로 타액 기반 신속 항원진단키트를 준비 중이다. 피씨엘은 이날 동아에스티와 진단키트 국내외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엔 현지 개별 유통사와 일일이 접촉해서 공급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동아에스티가 가진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진단키트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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