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 사이언스

친환경 연료전지로 주목
유럽 13개 기관 공동연구

KAIST·UNIST 연구팀
미세먼지 원인 일산화질소서
암모니아 생산하는 기술 개발
독일 프라운호퍼IMM이 개발 중인 암모니아 연료전지 관련 설비.

독일 프라운호퍼IMM이 개발 중인 암모니아 연료전지 관련 설비.

비료 원료 등으로 쓰이는 암모니아는 고약한 냄새로 유명하다. 몇 달 동안 청소를 안 한 공중화장실에서 풍기는 악취를 떠올리면 된다. 그런 암모니아의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연료전지나 수소 생산, 저장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탄소중립 시대가 가져온 상전벽해다.

질소 원자 1개에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암모니아는 에너지원으로 이점이 많다. 수소는 영하 253도 이하 극저온에서 액화되기 때문에 저장과 운반이 어렵다. 반면 암모니아는 대기압의 9배만 가하면 상온(20도)에서 액체로 저장할 수 있다. 액상 암모니아는 액화수소보다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 용량이 1.5배다. 암모니아가 수소 저장 및 운반 소재로 각광받는 이유다.

독일 최대 응용과학 연구기관 프라운호퍼의 마이크로엔지니어링시스템연구소(프라운호퍼IMM)는 세계 최초로 ‘선박용 암모니아 연료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유럽 13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선박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다. 독일 환경청에 따르면 세계 해상운송산업에서 2015년 기준 이산화탄소 약 9억3200만t이 배출됐다.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매년 증가해 2050년께 1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모니아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은 연료전지와 소형 원자로 기술이 결합돼 있다. 먼저 암모니아를 소형 원자로로 가열해 질소와 수소로 분리한다. 88%가량의 수소는 연료전지로 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데 쓴다. 남은 수소 12%와 미량의 암모니아는 프라운호퍼IMM이 자체 개발한 변환기로 보낸다. 변환기를 거치면 최종적으로 남는 결과물은 물과 무공해 질소다.

군터 콜브 프라운호퍼IMM 부연구소장은 “암모니아는 수소의 경쟁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동반자”라며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보다 선박용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장의 잠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프라운호퍼IMM은 올해 말까지 암모니아 연료전지를 탑재한 소형 시제품 선박을 제조한다. 2023년 하반기엔 암모니아 연료전지를 탑재한 실제 선박을 바다에 띄울 계획이다.

권영국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김형준 KAIST 화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일산화질소를 상온·상압에서 탄소 배출 없이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통상 암모니아를 생산할 땐 질소와 수소를 고압·고온 조건에서 반응시키는 하버-보슈법을 쓴다. 그러나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다량 발생시키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철 이온에 유기물인 ‘에틸렌디아민 테트라아세트산(EDTA)’을 붙인 금속화합물 ‘철-EDTA’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철-EDTA와 일산화질소, 촉매(은)와 물을 넣고 전기를 가하면 암모니아가 배출되는 일종의 수전해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DFT)’를 써서 일산화질소와 철-EDTA의 성질을 사전에 면밀히 분석한 끝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 DFT는 분자 내부에 전자가 존재하는 확률과 에너지를 계산과학(수학)으로 풀어내는 기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100시간 동안 시스템 가동 결과 일산화질소를 100% 가깝게 암모니아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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