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1'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구현모 KT 대표이사(오른쪽 세번째) 등이 KT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KT 제공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1'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구현모 KT 대표이사(오른쪽 세번째) 등이 KT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KT 제공
구현모 KT 대표가 최근 불거진 KT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품질 저하 현상에 대해 사과했다. 내부 오류로 인해 최고 속도 10기가(Gbps)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한 이들 중 일부가 실제로는 속도가 100분의 1에 불과한 100메가(Mbps)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구 대표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월드IT쇼(WIS) 2021'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신)시설을 옮길 때 속도 설정이 잘못 돼 있었고, 고객의 소리(VOC) 응대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며 “피해를 본 분들에게 통신 요금을 감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어 “많은 분들이 KT 기가인터넷을 사랑해주시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스럽다”며 “같은 문제가 또 일어나지 않도록 통신시설을 이전할 때 속도를 설정하는 과정을 자동화하는 과정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서 KT는 자사 홈페이지에 임직원 명의로 사과문을 올리고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의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전수 조사 결과 총 24명의 고객정보 오류를 확인했고 즉시 수정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통신사는 각 인터넷 이용자의 네트워크 식별정보에 따라 이용 속도를 조절한다. 그러나 KT가 장비를 새로 교체하거나 각 이용자가 거주지를 옮기는 등의 이유로 식별표가 누락된 경우엔 초고속 요금제를 신청한 이들도 기본 속도인 100메가 통신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는 월 8만8000원으로 100메가 인터넷 서비스(월 2만2000원)에 비해 네 배 비싸다.

이날 과학기술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KT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실태 점검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KT가 고의적으로 인터넷 속도를 저하한 정황이 있는지, 인터넷 설치 절차 등을 규정에 맞게 따랐는지 등을 따져볼 예정이다. 국내 현황과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용약관에 따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는지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문제는 정보기술(IT) 유튜버 잇섭이 지난 17일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실제 측정 결과 인터넷 속도가 100메가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KT 관계자는 '지난 19일 KT측이 잇섭을 직접 만나 인터넷 품질 저하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