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을 구축한 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각광받고 있다. 패션산업의 특수성으로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넘볼 수 없는 시장이 형성되면서다. 이에 패션 플랫폼들의 투자 유치 및 매각이 활발해지고 있다.
브랜디가 산업은행에서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2014년 설립된 브랜디는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 남성 패션 플랫폼 ‘하이버’, 패션 쇼핑몰 지원 서비스 ‘헬피’를 운영한다. 브랜디는 이번 투자로 제2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브랜디는 국내 최초로 동대문 패션시장 거점에 2200평 규모의 제1 풀필먼트 센터를 지었다. 제2 풀필먼트 센터를 완공하면 브랜디 풀필먼트 센터는 총 4000평 규모가 된다.
이번 투자로 누적 투자액은 550억원을 달성했다. 브랜디는 지난해 9월 네이버로부터 100억원을 유치했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도매상, 판매자, 소비자를 연결한 ‘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동대문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카카오를 최대주주로 맞이한다. 크로키닷컴은 카카오커머스에서 인적분할된 스타일사업부문과 합병해 카카오 본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크로키닷컴은 2015년 출시한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지그재그는 4000곳 이상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를 모아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로, 20~30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해 7500억원 거래액을 달성했다.
더블유컨셉은 신세계그룹에 매각됐다. 신세계그룹의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이 더블유컨셉 최대주주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더블유컨셉은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강점인 여성 의류 전문 온라인 편집몰이다.
패션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는 패션산업의 독자성 때문이다. 패션산업은 유행 주기·유통구조 등 자신만의 특수한 영역이 있어 종합 플랫폼이 함부로 뛰어들 수 없다. 대신 대기업은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직접 플랫폼을 키우기보다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며 “기존 플랫폼의 몸값이 더욱 뛸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도 지도가 필요하다. 인간이 사용하는 지도를 자율주행차가 이용하기에는 부실하다. 차선 간격, 신호등 위치, 도로 인근 시설물 위치 등이 정밀하게 담긴 3차원(3D) 공간 정보가 필요하다. 실제 공간과 지도 정보의 오차율은 몇 ㎜에 불과해야 한다. 이런 정보 없이 자율주행차는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현실 공간 그대로 데이터화인공지능(AI) 기반 공간 정보 및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모빌테크는 자율주행차용 지도를 만드는 업체다.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는 20일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공간 정보조차 정확성이 떨어진다”며 “모빌테크의 측위 기술은 실내 공간에서도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모빌테크는 AI 기술을 활용해 공간 정보를 3D 디지털로 가공하고 있다. 국내 20여 개 지역에서 자율주행차, 배달로봇 등의 주행에 필요한 고정밀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관련 플랫폼인 ‘레플리카 시티’를 내놓기도 했다. 레플리카 시티는 AI 기술을 통해 현실 공간을 데이터로 그대로 옮기는 것이 목표다. 관련 데이터로 같은 공간을 실제로 다른 곳에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치밀하다는 얘기다. 정밀 공간 정보는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공공시설물 관리, 도심 교통량 분석 등 도시 정비에도 활용이 가능하다.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2017년 대학원 연구실 동료와 모빌테크를 창업했다. 그는 원래 드론 항법을 연구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해 사업과 연구 방향을 바꿨다. 모빌테크는 최근 정부의 ‘위치기반서비스 공모전’에서 대상인 방송통신위원장상을 받았다. 지난 2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1’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CES 2021 혁신상’을 수상했다. “서울 전역, 고정밀 공간 정보 가공”모빌테크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국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팬텀AI와 손잡았다. 팬텀AI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량교통국(DMV)의 자율주행차 시험주행 허가를 획득했고, 미국 포드사 등으로부터 2200만달러(약 24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업체인 모바일어플라이언스와도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모빌테크의 기술을 도입하는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전(8억7000만원)보다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현대자동차, 네이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등으로부터 54억원을 투자받았다.올해 목표는 공간 정보의 정밀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지도의 거리 사진 정보를 보면 대부분 6개월 전 데이터”라며 “도로를 개·보수해 차선이 바뀌어도 자율주행 차량이 문제 없이 운행할 수 있도록 공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판교 지역은 매주 3회 정도 공간 정보를 갱신하고 있다. 모빌테크는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공간 데이터를 계속 확보할 방안도 찾았다. 공간 데이터 확보 지역을 확대하는 것도 과제다. 지금은 주로 세종시와 서울 상암동을 중심으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그는 “내년에는 서울 전체를 정밀 공간 정보로 가공할 예정”이라고 했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블록체인 기술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공동 설립하거나 직간접 지원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블록체인 관련 디지털 자산 투자 서비스 헤이비트를 운영하는 업라이즈는 최근 9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업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를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카카오벤처스, 위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업라이즈의 누적 투자액은 총 120억원이다.이달 초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는 엠블랩스가 180억원 규모 투자금을 조달했다. 엠블랩스는 국내 스타트업으로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한다. 총 사용자는 100만여 명에 달한다. 이번 투자는 자동차부품 제조기업 센트랄 등으로부터 유치했다.지난달 말엔 KT그룹의 부동산기업 KT에스테이트가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프롭테크 스타트업 트러스테이를 설립했다. 트러스테이는 매물 정보 게재, 임차계약, 관리비 결제 등 임대주택 거래의 전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할 예정이다.네이버는 해시드를 통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간접투자하고 있다. 올초 해시드에 80억원을 투자했다. 사내 스타트업 양성조직(액셀러레이터) D2 스타트업 팩토리를 통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엔진 스타트업 나인코퍼레이션에 투자했다. 나인코퍼레이션은 블록체인 기술과 오픈소스 방식을 활용해 게임엔진 립플래닛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중앙 서버를 두지 않고 게임 전체를 블록체인상에서 구동해 기업이 문을 닫아도 게임이 유지된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청소, 빨래, 설거지 등 밀린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가사도우미 시장은 늘 존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청소 시장 규모는 7조5000억원에 이른다. 현재는 1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문제는 가격이나 서비스 질 등이 사람, 업체,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서비스 만족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점이다. 청소연구소는 이 틈새를 노렸다.청소연구소는 앱으로 간편하게 가사도우미를 부르는 매칭 서비스다. 집 면적과 원하는 서비스에 따라 가격을 정하는 등 체계적으로 세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는 “다양한 가사도우미 제품이 나왔지만, 사람의 손을 거치는 집안일은 계속 있을 것”이라며 “청소연구소는 가사 노동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2017년 출시한 청소연구소는 누적 다운로드 162만 건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80만 명에 달한다. 가사도우미 일을 해주는 매니저는 3만5000명이다. 청소연구소의 성공은 최적의 매칭에서 비롯됐다. 청소연구소는 매니저의 현재 위치, 일하는 시간대, 선호하는 집 유형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가장 적합한 집을 연결해준다.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초에는 매칭 건수가 20~30% 줄어들었지만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발빠른 대처 덕분에 서비스는 금세 정상화됐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온라인 서비스 이용 문화가 확산하면서 실적이 오히려 뛰었다. 지난해 초 대비 올해 초 월별 다운로드 수는 120%, 매칭 건수는 200% 늘었다.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