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지난주 비트코인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4일 동종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암호화폐산업의 이정표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란 평가가 나왔다.

‘코인베이스 효과’로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올해 초 4000만원에서 최근 8000만원까지 뛰었다.

달아오른 암호화폐, ‘양방 메시지’와 ‘면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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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이와 비평

친(親)암호화폐 진영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금(金)’(가치저장 수단)의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는 점 △테슬라 등 유명 기업이 코인을 사들인 점 △미국 유럽 등에서 유동성이 계속 공급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비트코인 1억 간다’는 장미빛 전망을 주장한다.

이에 대해 언제든지 ‘규제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점과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오른 점을 들어 비트코인 거품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친(親)암호화폐 진영은 투자자들의 ‘탐욕’을, 거품론자들은 ‘공포’를 자극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마케팅에서의 ‘양방 메시지’를 연상시킨다. 마케터가 장점만을 제공하는 ‘일방 메시지’와 달리 양방 메시지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담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장점(탐욕)과 단점(공포)이 포함된 ‘양방 메시지’를 제공받고 있는 셈이다.

양방 메시지의 유명한 예는 자동차 렌털회사 에이비스(Avis)의 광고카피다. 에이비스는 업계 1위인 허츠(Hertz)에 대항해 ‘Avis is only No.2 in rent a cars, So we try harder’라는 카피를 사용했다.

2위라는 단점을 인정하면서 (1위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 카피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에이비스의 점유율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처럼 양방 메시지가 효과적인 것은 ‘면역효과’로 설명된다. 면역효과는 상대방의 공격이 있기 전에 자사의 단점을 소비자에게 미리 제시함으로써 상대방 공격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다.

고객을 현재 고객, 잠재 고객, 부정적 고객 등 세 유형으로 구분해보자. 현재 고객은 해당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집단, 잠재 고객은 해당 제품에 대해 긍정적이어서 미래에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 부정적 고객은 현재도 미래에도 구매할 가능성이 낮은 집단이다.

일방 메시지는 현재 고객과 잠재 고객에게 효과적이고, 양방 메시지는 부정적 고객에게 효과적이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